It's not easy. But it is worth it

 

 


 먼저 내가 할테니까 잘 느꼈다가, 다음에 똑같이 나한테 해주는 거야. 히지카타 토시로를 벽으로 밀치며 사카타 킨토키, 그가 말했다. 히지카타는 말하는 동안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사카타 킨토키의 진한 파란색의 눈동자가 일렁이는 것을 보고 있었더랬다. 그 눈속에 담겨있는 히지카타 토시로는 꽤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었고, 히지카타는 이 뒤 자신에게 닥쳐 올 상황에 대해서 자신이 아직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그 눈 속의 자기얼굴을 보고 깨달았다. 그렇다면 사카타 킨토키는? 킨토키는 이 당황한 나머지 자신의 영혼조차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얼굴에 노골적으로 나 당황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말하고 있는 이 얼빠진 얼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히지카타는 순간 창피해졌다. 자신의 얼빠진 얼굴을 보면서 자신이 짐작하지 못하는-혹은 짐작할만한-생각을 하고 있을 사카타 킨토키의 머릿속을 상상하며 창피함을 느꼈다. 킨토키는 비웃고 있을까? 오만 비싼척 오만한척 튕기는척은 다했으면서 결국 사카타 킨토키의 이끔에 순순히 이 모텔까지 따라 온 자기자신을, 아니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순진한 척하며 오럴 하나 제대로 못하고 심지어 받는 것조차 즐기지 못해 손을 벌벌 떠는 이 히지카타 토시로를? 히지카타는 그제야 어떻게든 평정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얼굴근육이 당황한 채로 굳어버린 것처럼 입가의 주름 하나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젠장, 히지카타는 벌벌 떠는 새가슴에 쿵쾅쿵쾅대는 심장소리를 담으며 입에 힘을 주어 꾸욱 깨물었다. 그래 젠장, 뭐 어쩌란 말인가, 히지카타 토시로는 어쩔 수 없는 처녀다. 남자앞에서 지퍼 한 번 열어 본 적이 없고 남자한테 자기 거시기를 물릴 날이 올거라고-그리고 어쩌면 그 뒤에는 남자의 거시기를 물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자기자신을 처녀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날이 올거라곤 정말 죽었다 다시 깨어나도 상상하지 못할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을 매력으로 홀려서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다름 아닌 너잖아. 사카타 킨토키.


 그런 사카타 킨토키가 내심 자신의 두려움을, 모든 첫경험앞에서 긴장한나머지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떠는 자신을 피식거리며 즐긴다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 화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히지카타 토시로는 사카타 킨토키의 클로즈업 된 얼굴, 자신을 담은 눈동자 앞에서 그런 화조차 내지 못했다. 사카타 킨토키는 자신의 매력으로 히지카타 토시로의 벽을 녹였다. 마천루의 밤불빛에 더욱 찬란한 색으로 반짝이는 금발아래 하얗고 오똑한 콧날을 번듯이며, 사카타 킨토키는 완벽하게 조형 된 잘생긴 얼굴로 히지카타 토시로를 홀렸다. 어쩌면 그의 직업이 그로하여금 그 자신을 객관적으로 완벽한 미남으로 보이게 훈련하게 만든 걸 수도 있겠다. 킨토키는 자신의 매력과 더불어서 자신의 가장 멋져보이는 얼굴의 각도를 잘 알고 있었고, 그걸 상대에게 충분히 어필할 줄 알았다. 그리하여 이 밤, 사카타 킨토키는, 우연히 가게를 찾아 온 히지카타 토시로의 옆자리에 앉아 상대를 유혹하는데에 적합할 정도로 낮고 뜨거운 발성을 히지카타의 귓구멍속으로 후, 불어넣은 것이다. 같이 나가자. 눈가가 섹시한 형씨. 나 잘 해. 그 섹슈얼한 분위기와 직접적인 유혹에 홀린 히지카타 토시로는 심지어 자신의 손목을 덥썩 잡고 이끄는 사카타 킨토키를 한 번도 뿌리치지 못했더랬다. 그가 흥청망청한 밤의 도시에 수많은 인파를 헤치며 자신의 단골이라는 모텔까지 끌고갈 때에도 의문 하나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벽쿵. 작은 모텔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처음으로 경험한 그 전설의 벽쿵앞에서조차 이렇게도 히지카타 토시로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돌이켜 오늘을 떠올리면 히지카타 토시로는 전심전력으로 사카타 킨토키의 매력이 아닌 단지 술에 취한 것뿐이라고, 머리끝까지 알콜에 절어버려서 완전히 돌아버려서 그랬던 것 뿐이라고 그렇게 외쳐댈 것이지만, 하여간 지금 당장 히지카타는 이다지도 킨토키를 뿌리치지 못하고 순순히 바지지퍼를 내리게 되었던 것이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간신히, 그야말로 간신히 말이다.


 그러니까 히지카타 토시로는, 정말로 완벽하게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푹 빠져 허덕이고 있었다. 다른 건 조금도 생각도 못했다.

 얼마나 심했느냐면 눈앞에 있는 사카타 킨토키의 얼굴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감정조차도 읽어내지 못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그 파랗고 진한 눈동자 위에 투명하게 떠오른 자기 얼굴이 멍청하게 느껴지는 것에만 가장 신경을 쓰고 있었을까. 히지카타는 자신의 몽타주에 빠져 킨토키가 보고 있을 자신의 얼굴을 어떻게든 수습해보느라 정신이 팔린 나머지, 사카타 킨토키가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물론, 히지카타 토시로를 유혹하는 얼굴. 물론 그것이었을 거다. 하지만 그것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 사카타 킨토키도 삼십 년 인생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지라-물론 현재진행형으로-어떻게 숨겨야 하는지조차모르고 (어쩌면 왜 숨겨야하는지도 모르는) 질질 다 흘려버리고 있는 것, 그래서 사카타 킨토키의 붉어진 뺨과 찡그려진 콧잔등과 설렘으로 가득 차 벌어진 입술을 조금만 보고 있어도 바로 눈치챌만한 그것이었다.


 힘들면 다음에 해줘도 돼. 또 만난 뒤에. 사카타 킨토키는 그렇게 속삭이며 벽에 등을 기댄 히지카타 토시로의 다리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 얌전하고 조신해보이기까지 하는 절실함을 히지카타 토시로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바지지퍼를 여는데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지지퍼는 아침과는 딴판으로 퍽이나 뻑뻑하고, 손가락이 달달 떨려 지퍼 하나 제대로 열지를 못한다. 바짓속에 숨겨놓은 히지카타 토시로의 탄탄하고 마른 배근육이 불안하게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고 그럴때마다 얇은 옷 안쪽으로 점점 땀이 차올라서, 아 샤워, 샤워하고 싶다, 히지카타 토시로는 그러나 샤워란 단어를 한동안 떠올리지 못해 몇 번이나 그거, 그거 하고싶은데, 그거 뭐라고 하지 그거 하고싶다고 말해도 되나... 같은 생각이나 반복하고 있었다. 히지카타 토시로가 지금 사카타 킨토키를 사로잡은 감정이 무엇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듯이 사카타 킨토키도 히지카타 토시로의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킨토키는 단지 웃는 얼굴로 얌전히 기다렸다. 히지카타가 자신의 바지지퍼를 마저 열기를 기다렸다. 그의 후들후들 떨리는 허벅지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얇은 허벅지에 난 하얀 솜털을 쓰다듬고 싶다고, 바지 안쪽으로 몇 번이나 꺾일 듯 휘청이는 무릎의 관절도 빨리 더듬고 싶다고 생각했다. 히지카타 본인조차 모르는 위치의 점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또 몇번이나 몇번이나 그 위에 드리워질 그림자를 움켜쥐고 싶다고 생각했다. 히지카타, 귀여워. 기분좋게 해주자. 이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황홀경까지 빠지게 해주자. 나와 또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게, 오직 그 쾌락때문에라도 나랑 또 만나고 싶어지게 그렇게 만들어주자. 기회를 자꾸자꾸 만들어야 해. 그와 만날 타당한 이유를 자꾸자꾸 만들어야 해. 히지카타가 날 만나고 싶어지는 이유를 자꾸자꾸 만들어야, 앞으로가 더욱 수월해지지. 그래, 열심히 하자 사카타 킨토키. 미움만은 절대 받지 않도록, 신중하게 그를 만지자.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열 개의 손가락 끝이 새까맣다. 사카타 킨토키는 눈을 깜빡이며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곱슬은 쓸어올리는 보람도 없이 다시 이마위로 사르륵 떨어져 흔들렸다.

 낡은 모텔의 조명이 원래보다 어두워서 그의 손가락 끝에 어둠이 걸린 것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히 다시 보니, 히지카타 토시로의 손톱 끝이 새까만 것이 맞았다.


 진한 매니큐어는 어디 하나 까진 부분이 없었다. 눈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점점 까만 매니큐어 위에 하얀 광택까지 보였다. 히지카타는 여전힛 반쯤 내린 바지지퍼에 그 까만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 몇 개를 걸친 채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있다. 킨토키는 기다리려고 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공기위로 내리는 침묵마저도 전부 사랑스럽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리고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히지카타 토시로의 얼굴은 처음 보았던 그 순간 느꼈던 충격만큼이나 매력적이었다. 시간이 풍선으로 만들어진 거라면, 그 순간 그 풍선은 펑하는 소리를 내며 터져버린 것이 분명했다. 사카타 킨토키가 히지카타 토시로를 처음 본 순간. 그 순간 사카타 킨토키의 풍선은 터졌다. 풍선속에 있는 건 달콤한 사랑이었다. 시간과 공간, 전부를 핑크색 스위티 주스로 만들어버리는 사랑이었다.


 그런 생각을 반복하는 동안 사카타 킨토키는 솔직히 발기했다. 허둥지둥, 이런 상황에 조금도 익숙해보이지 않는 히지카타 토시로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정할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듯 벌벌 떠는 무릎과 그 무릎을 감싸고 있는 얇은 슬랙스 바지에 가해진 주름과, 그 모든 것을 보고 있는 동안 사카타 킨토키는 천천히 자신의 바지 앞춤을 적시고 있었다. 히지카타의 하얀 얼굴 아래 천천히 색을 잃어가는 입술을 마구 깨물고 빨아 다시 빨갛게 만들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사카타 킨토키는 자신이 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할 거란 걸 알았다. 그래서 킨토키는 입술을 모아 히지카타 토시로의 양 엉덩이를 한순간에 부여잡고는, 그대로 돌이 된 것처럼 굳어버린 그의 손가락에 입술을 갖다댔다. 구부러진 손가락에 이어진 손등의 관절은 튀어나온 그대로 멈췄고, 그 위에 푸른 힘줄만이 한번씩 꿈틀대고 있었다. 킨토키는 열기를 뿜어내는 살아있는 존재의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손등에 대고 쪽, 쪽 소리를 냈다. 손등은 말라 거의 살집이 느껴지지 않았다. 킨토키는 숨소리를 들었다. 흡, 하고 들이마시는 소리. 이 공간의 모든 긴장을 만들어내는 그 소리에 사카타 킨토키의 뱃속의 뜨거운 열기가 더욱 꿈틀거렸다. 이 사랑스러움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히지카타 토시로를 만나기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이것이, 그를 만나자마자 어떻게 이다지도 사카타 킨토키의 모든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되어버렸나? 신기하다. 직접 체험하고 있으면서도 이다지도 신비로워서, 사카타 킨토키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채 그저 그의 앞에 무릎꿇고 이렇게 발기나 하고 있었다. 킨토키는 후들후들 떨리는 긴 속눈썹과 그 아래 까만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그의 손등에 키스한 입술을 천천히 손가락 끝까지 내렸다. 손가락은 더욱 말라 있었다. 때때로 떨면서 킨토키의 입술을 간지럽히는, 그의 손가락 끝의, 까만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는 손톱을 살짝 빨았다. 입술을 모아서.


 언젠가 이 매니큐어 색에 관한 이야기마저 나눌 수 있게 되면, 그때는 히지카타 토시로의 심장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고 사카타 킨토키는 생각한다.

 이 매니큐어의 색에 어떤 의미가 있어도 좋다. 아니 아무 의미가 없어도 좋다. 그가 꼭 금요일밤에만 이 색을 칠하는 어떤 중요한 이유가 있어도 좋고, 그냥 되는대로 발라버린 거라고 해도 좋다. 그가 직접 바른 것이 아닌 거라도 좋다. 뭐든 상관없었다. 사카타 킨토키는 어느쪽이든 좋았다.

 자신이 어느쪽이든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그때쯔음의 히지카타 토시로는 틀림없이 이해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그것은 나의 바램인가? 맞다. 어쨌든 이 모든 순간이 다 사카타 킨토키의 바램 하나에 만들어진 순간이 아니던가? 모텔, 섹스 할 분위기, 그리고 긴장에 떨고있는 히지카타 토시로. 사카타 킨토키는 입을 크게 벌리고, 그의 손 아래에 감춰져 있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덥썩 할 마음으로 그의 앞섶에 코를 바짝 갖다대었다. 자 바로 이 타이밍에, 그를 더욱 안심시킬 말 한마디를. "히지카타. 긴장 풀고, 다리만 조금 벌리면 돼. 응?" 이 말이 그의 경계를 조금쯤 허무는 말이 되어주었을까? 그리고 사카타 킨토키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자신의 앞을 가리고 있는 히지카타 토시로의 두 손을 자연스럽게 잡아 그곳에서 떼내기 위해. 그리고 그대로 그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갤 것이었다. 그러면 사카타 킨토키는 좀 더 행복해지겠지, 틀림없이.

 

 

 

 

 

 

 

 

 

- done

 

음 한 한시간만에 뚝딱. 짧아서 미안합니다. 할얘기가 두가지정도 있습니다.

 

1. 리퀘를 하신 본인도 잊었을만큼 오래 전에 리퀘폼으로 받은... 이거 단골발언이네요...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하여간 리퀘를 해주신 분도 잊어먹었을만한 리퀘글 써왔습니다~! 아 앞으로도 많이 남았다아아아아 뜨아아아~ 모처럼의 리퀘글이 짧아 죄송합니다.

 

2. 근데 세포가 리퀘 내용을 이해를 못했어요...^,.^a..... ㅋㅋㅋㅋ 아 정말 죄송합니다 뭐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ㅠㅠㅠ ㅋㅋㅋㅋ 근데 호스트편공식일러가 뭔지 모르겠어요 애니말씀이신가? 원작책에 있던 일러말씀이신가? 근데 그런 게 있었던가? 거기에 히지카타 손톱이 까맸던가? 와 세포는 무슨 일러인지 감도 안잡히고 기억도 안나고 심지어 본적이 있는지없는지조차... 모르겠어서요... 이게 다 세포가 늙은  탓입니다 절 매우 치세요!

 

그래서 리퀘내용과는 영 거리가 있는 글이 써지고 말았습니다. 흑흑흑.

아니 심지어 오럴한다고 온갖 부산을 다 떨고는 있는데 히지카타는 지퍼조차 내리지 못했군요 ㅋㅋㅋ 뭐하냐 야!

다음에는 야한 거 써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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