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you honestly tell me


 상냥하게 대하게 해줘. 상냥해지고 싶어. 긴토키의 속삭이는 말이 위에서부터 쏟아지는 것을 바라보며,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왜냐면 꼭 긴토키가 울먹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상냥하게 대하고싶다고 말하는 것의 어디에 울 것 같은 기분이 되는건데? 히지카타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긴토키의 젖은 뺨을 쓰다듬었다. 멍청이. 사람에게 상냥해지고 싶으면 먼저 현관 같은데서 사람을 밀어넘어뜨리질 말라고. 뒤에서 긴토키에게 덮쳐져 바닥에 넘어지고 만 히지카타가 그렇게 말하자, 히지카타를 강제로 넘어뜨리고 그 위에 올라타있던 긴토키가 빼액 소리를 질렀다. 사람에게 상냥해지고싶은 거 아냐! 선배에게만 상냥해지고 싶은거라고! 그리고 그렇게 다 외치고 나서,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히지카타의 손을 꼭 잡고는 그 손바닥 위에 키스를 하는데, 히지카타는 눈을 깜빡이며 아 과연 현역호스트는 대단해 대체 이녀석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잖아...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이 흘러가는 길처럼 자연스러운 흐름, 눈을 깜빡이는 타이밍도 손바닥에 키스하는 모습도, 과연 능숙하다. 저 필사적인 표정도 전부 연출인걸까? 대체 어느누가 이런 모습에 넘어가지 않고 배길까? 어? 긴토키, 너 혹시 나상대로 연습하는 거야? 아니면 정말로 날 꼬시고 있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네 월말할당량 채워주러 너네 가게 놀러가는 건 못하는데... 선생월급 박봉인 건 너도 알지? 그리고 히지카타의 그런 말에 긴토키는 기어코  펑펑 울고야 말았다. 선배 너무해애애애애애애애앵. 히지카타 토시로의 귀를 짱짱 울리게 만들정도로 커다랗던, 사카타 긴토키의 그날 밤의 울음소리.


 히지카타 토시로는 눈을 떴다.

 그리운 꿈을 꿨어. 아직 꿈에 젖어있는 몽롱한 눈을 하고서, 히지카타는 그렇게 생각했다.

 꿈에서 깨어났음에도 여전히 그 날 사카타 긴토키의 울음소리가 귓가에서 울려대고 있는 것 같다.


 히지카타는 탁자위의 시계를 확인하고서 기지개를 폈다. 알람이 없어도 늘 제시간이 일어나는 히지카타였지만, 최근들어 일어나는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빨라지고 있었다. 덕분에 좀 수면 부족이었지만, 뭐 주말에 몰아서 잠을 보충하면 되겠지. 샤워를 하면서 히지카타는 또다시 하품을 연발했다. 하지만 늘 입는 양복 중 하나를 꺼내고 넥타이까지 잡아매니, 발끝에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아쉬운 아침잠은 어느새 다 떨어져 나가 있었다. 좋아. 히지카타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출근 전 모습을 체크 한 후 가방을 들고 조용히 방의 문을 열었다. 사카타 긴토키는 오늘도 소파에 뻗어 자고 있었다.


 "이런이런." 히지카타는 소파위에서 담요 하나를 걸친 채 잠들어있는 긴토키를 보며서 짧게 혀를 찼다. 베개도 없이 자신의 손을 베고 잠이 들어있는 긴토키는 퍽이나 불편해보였다. 긴다리도 소파 밖으로 비져나와있고, 담요는 이 계절에 덮고 자기엔 아직 추워보이고.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서 풍기는 술냄새를 맡으며 긴토키의 방에 들어가 침대위에 정리되어 있는 이불을 들고 다시 나왔다. 저녁부터 한밤중까지 일하는 현역 호스트 사카타 긴토키가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면, 히지카타는 당연히 깊게 잠들어 있었다. 히지카타의 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긴토키는 퇴근 후 일부러 침실의 문을 열지않고 거실의 소파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동거가 시작된 후 그점이 늘 마음에 걸려서, 히지카타는 서재로 쓰던 방의 책장들을 빼내고 거기에 긴토키 방을 만들어주었지만 긴토키는 이상하게 그것에 관해서는 말을 잘 안들었다. "그냥 거실 소파에서 자고싶어요. 창문도 없는 작은 방인데 선배 책에 술냄새라도 배면 어떡해요. 거기다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선배가 출근하는 시간에 우연히 잠에서 깨면 선밸 배웅도 할 수 있고." 방안에 넣어둔 긴토키 전용 침대는 덕분에 새것인 그대로. 히지카타는 들고나온 이불을 긴토키의 몸 위에 잘 덮어주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렇게 거의 매일을 소파에서 잠들면 여독이 제대로 풀릴 것 같지도 않은데. 히지카타는 걱정하며 긴토키의 푸석한 뺨을 쓰다듬었다. 술을 마시는 게 직업이니 그날의 피곤을 제대로 풀어도 몸에 좋을까말까인데, 이렇게 계속 소파에서 자는 걸 고집하다니 대체 이유가 뭘까. 편안한 침대에서 푹 쉬면 좋겠건만. "차라리 소파를 커다란 걸로 바꿀까." 히지카타는 그렇게 중얼이며 잠들어 있는 긴토키의 뺨에 거의 아무 소리도 내지않고 키스를 했다. 알람이 없어도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라 다행이야, 적어도 그 소리로 긴토키를 깨우거나 하지는 않을 수 있으니까. 히지카타는 고교시절 때부터 멀리서 걸어오는 복도의 발자국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긴토키의 의외로 섬세한 부분을 잘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녀올게." 히지카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고 현관쪽으로 걸어갔다. 긴토키가 쉬는 날이 오면 소파에 대해서 제대로 의논하자. 히지카타는 그렇게 결심했다.







 "히지카타 선생. 오늘 잔업 좀 해주셔야겠는데." "...하아..." 히지카타는 또 납니까, 라고 말하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어보였다. 히지카타의 옆에 나란히 서있던 나이 지긋한 선생은 풋하고 웃으며 히지카타의 어깨를 두드렸다. "여전히 표정에 하고싶은 말을 전부 드러내는구만, 너란 녀석은. 제대로 표정관리 할 생각 없는거냐?" 그는 직장동료이자 같은 수학과 선생인 동시에, 히지카타의 은사 중 한 명이기도 하였다. 자신의 모교에 선생으로 취직한 지 5년 째, 히지카타는 자신의 학생이었던 적을 알고있는 선생들이 대부분인 모교에서 제일 발언권이 약한 말단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와 표정관리하면 뭘합니까. 어차피 선생님은 내 만들어진 표정따위 금방 파악하시잖아요." 히지카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의 큰 웃음소리와 히지카타의 긴 한숨소리가 뒤섞여 복도를 울렸다.


 "잔업이 그렇게 하기싫냐?"

 "그렇기도 하고, 오늘밤엔 예정도 있었습니다."

 "오오. 데이트로군?"

 "데이트랄까, 쇼핑이에요. 커다란 소파를 사러가고 싶었거든요."

 "에구, 그랬어? 어떡하냐 미안해서. 그래도 뭐 어쩌겠어. 잔업 할사람이 자네밖에 없는데. 내가 가구점 할인쿠폰 하나 줄테니까 그걸로 봐줘라~."


 선생은 호호호하고 웃으며 지갑에서 20% 할인쿠폰 한 장을 꺼내 히지카타의 양복 주머니에 찔러넣어주면서 그렇게 말했다. 히지카타는 주머니에서 쿠폰을 꺼내어 무심히 바라보다가 그것이 작년 12월까지 유효한 쿠폰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사람의 양복주머니에 쓰레기를 버리다니..." 히지카타는 화를 내며 으르릉거렸고, 선생은 또다시 호호호 웃으며 히지카타보다 먼저 성큼성큼 걸어갔다. 히지카타는 선생의 등을 향해 구깃구깃하게 접은 쓰레기를 던지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내며 소리쳤다. "열받는다, 열받는 김에 오늘 학교에 수상한 인물 불러낼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히지카타보다 먼저 앞을 걸어가고 있던 선생이 문득 눈을 동그랗게 하며 뒤를 돌아 히지카타를 바라보았다. "뭐냐 그 수상한 인물이라는건?" "사카타 긴토키입니다." 아아, 어느새 자신을 넘어 성큼성큼 걸어가는 히지카타를 향해 손가락을 흔들며 선생은 웃었다. "긴토키말이지~."


 "긴토키가 왜 수상한 인물이야. 그녀석도 귀여운 제자인데."

 "호스트같이 불량하고 수상한 직업을 가진 녀석이 학교에 어슬렁대는 건 용서못한다고 쫓아냈던 게 어디에 누구셨는지..."

 "아니, 그땐 긴토키인줄 몰랐으니까 말야. 그것참, 그러고보니 그때 그녀석한테 참 너무한짓을 했네 그려. 하하."

 "...뭐, 호스트가 불량하고 수상한 직업이라는 건 맞지만요."


 "직업에 귀천이 어딨다고. 뭘하든 먹고살 수 있음 되는 거 아니겠어. 남한테 나쁜짓을 하지 않는 것을 대전제로 말이야." 긴토키는 남한테 나쁜짓을 하는 호스트는 아니잖아? 히지카타는 선생의 말에 웃으며 네, 아니죠. 라고 대답했다. 히지카타가 3학년일 때, 긴토키는 1학년이었다. 히지카타는 크게 다쳐 오랜기간동안 입원을 하고 난 뒤에야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스무살일 때 한 번 더 고3 생활을 해야한다는 것이 왠지 히지카타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그 당시, 히지카타의 앞에서 인정사정없이 엉엉 울어대던 녀석이 있었다. 사카타 긴토키는 괜한 울적함에 혼자 있고싶었던 히지카타를 혼자가 되게 내버려두지도 않았고, 히지카타 앞에서 히지카타 선배 살아서 다행이라고 펑펑 울기까지 했던 녀석이었다. 그러고보면 그때부터 참 자유자재였어. 그녀석의 시도때도 없이 흘려대던 눈물.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히지카타는 사카타 긴토키의 눈물에는 약했다. 그녀석이 눈물을 보이면 왠지 얼어버리고 그녀석 생각밖에는 못하게 되어버려서, 그녀석이 바라는 대로 전부 해줘버리고 만단말이야... "나 원. 혹시 나 조교당하고 있었나?" 눈치채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십년을 훌쩍 넘기고 있잖아. 히지카타는 복도의 창문밖으로 환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봄이다. 햇살을 가르며 부는 바람에는 어느새 봄의 부드러움이 녹아 있었다.








 '선배, 나 지금 어디게요?'


 "요 망할 천연파마." 이상한 메시지를 하나 보내놓고, 몇 개의 히지카타의 메시지에는 답이 없었다. 히지카타는 칫, 하고 혀를 차고 교무실의자에서 일어났다. 잔업이니까 너 가게로 출근전에 학교에 들러, 란 메시지를 긴토키에게 보낸 것이 두시간 전. 한동안 조용하길래 아직도 자고 있나 싶었더니 어느새 긴토키에게서 이런 메시지가 와있었다. 히지카타는 망설이지 않고 교무실을 박차고 나서 지금의 2학년 d반 교실로 향했다. 그 교실은 십여년 전의 3학년 z반이 사용하던 교실이었다. 히지카타 토시로가 학생으로써 사용하던 마지막 교실인 것이다. 그리고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그곳에 있으리란 것에 조금의 의심도 가지지 않았다.


 교실의 앞문을 여니, 긴토키가 책상위에 키스하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넌 어째 변하는 게 없냐..." 왠 책상위에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들켰는데에도 부끄러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긴토키는 그저 고개를 들며 헤헤하고 웃었다. 십여년 전,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사용하는 책상위에 그렇게 키스하고 있던 것을 오늘처럼 히지카타에게 들켰더랬다. '와, 드디어 들켰다. 매번 꼭꼭 방과후에 당신 책상위에 이렇게 뽀뽀하고 있었는데, 언제쯤 들킬까 두근두근거리면서. 근데 이게 이상하게 안들키는 법이네요. 아, 평생 안들키면 어떡하나 엄청 초조했어요. 하하.' 그날도 당황하는 히지카타에게 오히려 활짝 웃어보이며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목을 끌어안았었다.  꼭 지금처럼. 긴토키는 스스럼없이 히지카타의 목을 끌어안고 그에게 매달리듯 체중을 기댔다. "후. 선배냄새." "냄새맡지마..." 짜증나. 히지카타는 한숨을 내쉬며 긴토키의 머리를 움켜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아야, 아야. 긴토키는 반복하며 히지카타에게서 떨어졌다.


 히지카타는 긴토키를 내버려두고 먼저 교무실로 향하는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긴토키는 교실문을 잘 닫고나서 히지카타의 뒤를 따랐다. 히지카타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긴토키를 바라보았다. 이녀석은 왜이렇게 이상한 방법으로 고백을 하는걸까. 히지카타로써는 참 긴토키의 이런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히지카타 졸업 직전의 책상키스 퍼포먼스도 그렇고, 그 뒤 긴토키는 대학에 가지도 않고 호스트로 일하다가 어느날 밤 술에 취해 찾아와서는 무작정 히지카타를 덮치기까지 했었다. 그런 이상한 걸 고백이라고 누가 생각해. 퇴근길에 들러서 술에 잔뜩 취한대로 멋대로 매달리며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나 해대며 자기 말 못알아듣는다고 갑자기 펑펑 울기나 하고... 아, 생각하니까 또 짜증이 나네. 그런 거에 넘어간 나도 멍청하지. 히지카타는 저도모르게 힘이 들어간 손으로 교무실의 문을 열었다. 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학교에 왔으면 교무실로 바로 왔어야지, 이게 무슨 변태짓거리야."

 "하지만 모교에 오면 늘 그리워져서 그때랑 똑같은 짓을 하게 된다고요. 그땐 히지카타씨가 갖고있는 온갖 물건에 다 뽀뽀하고 다녔었는데, 당신 진짜 하나도 눈치를 못채고 있었잖아요. 엄청 둔한 게 진짜진짜 귀여웠는데."

 "시끄러 변태야. 귀엽다고 좀 하지마. 남의 물건에 침묻히고 다닌게 뭐 대단한 추억이라고 이 난리야."

 "에엥, 너무해. 귀여운 청춘 메모리얼인데!"

 "메모리얼은 얼어죽을. 게다가 그때 쓰던 책상은 다 버렸다? 니가 방금까지 침묻힌 책상은 작년에 주문한 완전 새거라 이거야."

 "어...그건..."


 그건 몰랐네, 라고 풀죽은 목소리로 말하며 긴토키가 고개를 푹 숙였다. 히지카타는 풀죽은 긴토키를 바라보며 자기 자리에 앉았다. 풀죽어있는 긴토키의 머리위에 아래로 접힌 대형견의 귀가 보이는 듯 했다. 히지카타는 눈살을 찌푸렸다. 머리 쓰다듬어주고 싶다. 긴토키의 동그란 가마를 보고 있으려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자기자신이 마음에 들지않을 때마다, 히지카타의 표정은 저절로 험해지고야 마는 것이다. 와 이자식. 와 이자식, 나 진짜 이자식한테 조교당한 게 분명해. 이자식은 이런 풀죽은 모습을 할때마다 내가 이자식을 막 보듬보듬 해주고싶어지는 걸 이미 알고 있는거야. 그래서 일부러 더 저렇게 노골적으로 풀이 죽는거라고! 이런 계산속의 응큼한 천연파마놈같으니라고. 히지카타는 자신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여전히 서 있는 긴토키를 흘끗거렸다.


 "...그러고보니, 출근 전 아냐? 머리셋팅 왜 안했어?"

 "아, 나 내일 쉬는날이에요."

 "그래? 마침 잘됐네. 진작 알았으면 학교로 부를 필요 없이 집으로 갈것을."


 "갑작스레 잔업이 들어온거라서. 쉬는데 불러내서 미안하다." "으으응. 나야말로 쉬는날이 일정치 못해서 미안." 히지카타는 하아, 또 짧은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으로 긴토키보고 의자에 앉으라는 제스츄어를 취했다. 애가 제대로 쉬지못할까봐 내내 그걸 걱정했으면서 정작 쉬는 애를 밖으로 불러냈다니 이게 무슨 모순이람. 긴토키는 한숨을 내쉬는 히지카타의 얼굴을 바라보며 히지카타의 옆자리의 의자를 빼내어 그 위에 앉았다. "오늘 한숨이 유독 잦네. 무슨일 있어요?" 선배, 라고, 긴토키는 조금 달콤한 목소리를 내며 히지카타를 채근했다. 긴토키는 아주 옛날부터 히지카타를 부를때마다 자신이 내키는 호칭을 썼다. 기본은 히지카타씨로, 가끔은 히지카타로, 그리고 종종 선배라고. 히지카타는 그가 자신에게 반말을 하든 존대를 하든 이제 아무것이든지 상관이 없었고, 단지 그가 선배라고 부를때마다 아주 조금 목소리가 달콤해지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더랬다. 그가 선배라고 부를때마다 괜히 귀가 더 간지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그것때문이리라. 히지카타는 의자바닥에 달려있는 바퀴를 이용해 교무실 바닥을 미끄러져와 좀 더 자신에게 다가온 긴토키의 하얀 얼굴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일은 너한테 있지. 나말고."


 "나요?" 긴토키는 손을 뻗어 히지카타의 뺨을 쓰다듬었다. 학교에서 뭔짓이냐... 히지카타는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는 긴토키의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에게서 떼어냈다. "내가 뭘했던가?"


 "최근들어 계속 소파에서 자고 있잖아. 침대에 가서 푹 자라고 해도 말도 안듣고."

 "아, 그거 걱정하고 있었던 거예요? 나 진짜 소파든 어디든 괜찮은데."

 "괜찮을 리가 없잖아. 소파에서 자면 제대로 피곤도 안풀릴거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신경쓰이니까 나는 역시 네가 네침대에서 좀 제대로 자주면 좋겠는데."


 아니면 소파를 좀 더 큰 걸로 바꾸던가... 그리고 히지카타가 그렇게 말을 이으려고 하는 찰나, 긴토키는 머리를 긁적이며 진심으로 싫은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엥... 하지만 내가 침대에서 자면, 아침마다 당신이 이불을 덮어주는 일도 안해줄 거 아니에요."

 "...뭐?"


 뭐시라? 


 "...뭐가 어쨌다고?" "그리고 다녀오겠습니다 키스도 안해줄거고." "뭐가 어쩌고 저째!?" 겨우 그따위 것 때문에 자기 방에서 안잔거라고? 히지카타가 빽 소리치며 긴토키를 노려보자 긴토키는 난 별로 잘못한 거 없는데 같은 표정이나 지으며 아랫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그치만, 당신이 먼저 뽀뽀해주는 거 그때아니면 거의 없거니와," "이 멍청아! 고작 그런 거 때문에 불편한 소파에서 계속 잔거란 말이야?!" 히지카타는 소리치며 주먹으로 긴토키의 머리를 내리쳤다. 아니, 아침마다 출근전에 잠들어있는 그의 볼에 뽀뽀하고 혼자서 다녀올게를 속삭이고, 그걸 긴토키에게 들켜서 창피하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었다. 애초에 히지카타도 긴토키가 그정도는 눈치채고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긴토키는 먼 곳에서 부터 걸어오는 사람의 발자국소리에도 눈을 뜰 정도로 소리에 민감한 녀석이란 걸 히지카타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긴토키는 분명 잠결이나마 히지카타가 뽀뽀하는 것을 느끼고 그가 다녀올게라고 속삭이는 것을 듣고 있었으리라. 히지카타는 단지 긴토키가 정말로 히지카타가 해주는 뽀뽀를 매일아침마다 받고싶어서 일부러 소파에서 잔 것이 너무나 어이없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런 녀석때문에 진지하게 소파를 큰 걸로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고작 아니거든요? 긴상한텐 조금도 고작 아니거든요? 연인한테 뽀뽀 받고싶단 생각이 왜 고작이 되는지 모르겠네 진짜!"

 "시끄러 멍청아, 내일부터 절대로 침대에서 자는거야! 소파에서 자는 거 금지! 아예 소파를 폐기처분시켜버릴라."

 "그치만 술냄새 풍기면서 선배 침대로 들어가면 화낼 거잖아요! 혼자 침대에서 자는 거 외롭단 말이에요!"

 

 "적어도 아침에 출근하는 히지카타씨 뒷모습 보면서 다시 잠들고 싶은 것 뿐인데." 긴토키는 그렇게 말하며 히지카타의 목에 매달렸다. 그리고는 또 엉엉 운다. 와 이새끼 또 눈물의 힘을 빌리고 있잖아... 괘씸한 녀석... 울면 내가 다 허락해줄 줄 알고! 뻔뻔하기는! 히지카타는 이번에야말로 단호하게, 긴토키의 눈물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점철해나가기로 굳게 결심하였다. 니가 아무리 울어도 허락해줄줄 알고! 절대 아니지, 암!









 훌쩍이면서 긴토키가 말했다.


 "그럼 선배, 출근전에 방에 들러서 출근 전 뽀뽀해주고 간다고 약속해줘요. 그럼 얌전히 방에서 잘게요."

 "저기 말이다, 침대에서 자라고 하는 건 니 몸을 생각해서 하는 말인거거든? 근데 내가 왜 조건을 내걸어야 니가 침대에서 자주는 것처럼 되는건데 어? 다 니 몸 생각해서 하는 말이란 거 모르겠냐?"

 "아 됐고 빨리 뽀뽀해준다고 하라고요!"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히지카타는 진심으로 혀를 찼다. 긴토키는 혀를 차는 히지카타의 입술을 삼켜버리듯 그 위에 키스했다. 야, 학교에서 이게 뭐하는짓이냐... 히지카타는 주먹으로 긴토키의 머리를 내리쳤다. 아야, 아야. 긴토키가 울먹이며 그렇게 말했다. 히지카타는 긴 한숨과 함께 긴토키의 볼에 짧게 키스했다. 집에가서 하자 응? 눈물범벅인 얼굴을 하고 긴토키가 칭얼거렸다. 근데 선배, 나 고추도 아퍼... 거기도 주먹으로 때려주랴? 히지카타는 질렸다는 표정과 함께 긴토키의 가랑이를 노려보았고.

 

 

 

 

 

 

 

 

 

 

- done

 

이게 뭐지 ㅋ 걍 손가는대로 아무렇게나 썼더니 진짜 아무내용도 없는 게 아무렇게나 써졌네여 ㅎ 죄송함다 ㅎ

 

트위터에서   이거 했는데

 

긴토키는 27, 히지카타는 31라는 미묘한 숫자를 받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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