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안귀족 긴토키와 남창히지카타 이야기 1~4

 

 

결국 후회공이 되는 이야기임... 기본적으로 찌통. 중간중간 야한묘사 장난아니게 들어갈 거인데 썰이니까 괜찮겠지...?


1

필자는 헤이안시대를 잘 모르지만 귀족이야기고 은혼은 일본만화이니 대충 그럴싸하게 헤이안시대를 배경으로 하기로 하자. 게다가 나는 헤이안시대의 귀족남녀 복장을 꽤 좋아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 겹쳐입는 여성 기모노하며, 남자들은 바지부분을 엄청 부풀리지... 하여간. 사카타 긴토키는 궁에도 들어갈 수 있을정도의 귀족인데 그래도 급이 그렇게 높지는 않고 적당히 2급쯤 되는 귀족으로 위에 진짜 높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제몸을 사려야하는 위치의 귀족이었어. 그리고 궁에는 귀족의 향락 중 하나로 젊은 소년을 데리고 노는 동성애가 유행하는 중이었지. 때마침 긴토키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어. 사카타 긴토키는 높으신 귀족나리의 누군가 한 사람을 붙잡고 줄을서다 그 줄이 썩은 줄이 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하고 있었어. 긴토키는 박쥐근성으로 이사람이 부르면 저리로 빠지고 저사람이 부르면 저리로 빠지는 짓을 반복하며 은근슬쩍 뒤로 물러나 누구의 손도 잡지않고 어중간한 채로 자리보전을 계속 하고 있었지만, 그 짓을 계속하다보면 결국 모든 사람의 눈밖에 나게 되니까 이대로는 좀 위험했지.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 정권이 바뀌어 썩은 동앗줄이 될지도 모르는 귀족에 줄을 서고싶은 마음은 역시 생기질 않았거든. 그래서 긴토키는 마침 궁에서 유행하는 향락을 이용하기로 했어.

최근 동성애가 공공연하게 귀족들 사이에 유행중이니, 긴토키는 왠만한 사람들을 모두 넘어가게 할 미소년 하나를 자기 종자로 삼기로 한 거야. 그래서 그 종자를 온갖 귀족들과 밤을 함께 보내게 하면서 그들의 약점이 될만한 것들을 캐오게 만드는 거지. 왠만한 고급귀족들의 약점을 틀어쥐게 되면 긴토키가 누군가 아래로 줄을 서지않아도 긴토키의 자리는 보전될 것이었어. 약점으로 협박을 하면 되니까 말야. 긴토키는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바로 미소년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어. 사실 왠만하면 이렇게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지만, 이일만은 직접 움직여 아는 입을 줄여야겠다 싶었거든. 긴토키는 주변의 왠만한 창남촌이나 시골이나 마을에 소문난 미소년이 있는 장소에 찾아다니며 자기가 이용할 수 있는 소년이 있나 살폈어. 하지만 하나같이 긴토키의 눈에 차는 미소년은 없었지. 소문이 날만큼 나름 잘생기고 귀여운 소년들은 몇 있었지만, 겨우 그정도로는 긴토키의 마음에 차지가 않았던 거야. 어린나이의,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절색의 미. 그 중성같은 모호함과 대리석을 깎아 만든 것 같이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소년. 과연 그런 소년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지. 완벽한 소년을 찾지않으면 모처럼의 굿아이디어가 허탕이 되어버릴 게 뻔했어. 그냥저냥한 레벨의 소년이라면 이미 귀족들 손에 얼만든지 있으니까. 그들을 모두 뛰어넘는 천상에서 내린 미모. 긴토키는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가마안에서 길게 한숨을 내쉬며 그게 과연 존재하긴 하는걸까, 생각했어. 모처럼의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포기하는 게 좋을지도 몰라. 수많은 날동안 허탕을 치고 저택으로 돌아와야했기에 긴토키는 결국 그런 생각까지 들고 말았지.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그날도 가마를 타고 소문난 마을 소년을 보러 갔다가, 역시 허탕을 치고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더랬지. 소년은 귀여웠지만 평범했고 긴토키는 짜증이 나서 더는 참을 수가 없었어. 그동안 너무 헛걸음을 한 것이 긴토키를 분노하게 만든거지. 그리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가마안에서, 긴토키는 작은 동산 어딘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았어. 산불인가? 긴토키는 가마가 향하는 앞의 동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고, 일단 가마를 내려놓게 하고서 가마지기 중 누군가에게 가서 무슨 일인지 살펴보고 오라고 했지. 가마지기는 산불이 아니라고 얘기했어. 단지 어린 소년 한 명이 무덤을 여럿 만들어 그 앞에 불을 피워 공양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 "무덤을?" 소년 혼자가, 그것도 여럿이나? 기아나 기근이 흔한 시대였기에 돌림병으로 한꺼번에 가족이 다 죽는 일이야 워낙 흔한 일이었지만, 어른들의 시체를 어린애 혼자힘으로 무덤을 만들어준 것 같단 이야기에 긴토키는 흥미가 동했지. 긴토키는 가마에서 내려와서 가마지기의 안내를 받으며 무덤이 있는 산의 얕은 곳으로 걸어갔어.

일곱개의 동그란 무덤이 있고, 그 가운데에 나뭇가지를 모아 불길을 만들어낸 소년은 불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었어. 긴토키가 다가와도 미동도 하지않고 있었지. 긴토키는 누가봐도 귀족인 게 분명한 복장을 하고 있었어. 오늘은 입궁을 하지않아 관리일을 할때의 복장은 아니었지만, 화려한 꽃장식이 수놓아져 있는 비단옷을 입고있었지. 하지만 소년에겐 그런 것도 아무상관 없어보였어. 단지 타오르는 불길과 먼 곳으로 가는 연기와, 일곱개의 무덤만을 번갈아서 보고 있었지. 긴토키는 들고있던 부채로 소년의 어깨를 내리쳤어. 소년은 긴토키의 배정도까지 올만큼 작은 키에, 비썩 마른 팔다리를 갖고 있었지. 영락없이 기근으로 제대로 크지도 못한 푸석푸석한 서민 소년이었어. 긴토키가 비단부채로 어깨를 내려치자 고개를 돌려 위를 바라본 소년의 얼굴에는 불탓인가 무덤을 만든 탓인가 검댕과 흙이 잔뜩 묻어 있어 더러웠고, 전신에는 방금 만들어진 것같이 피가 말라붙은 상처들이 잔뜩 나 있었지. 긴토키는 손톱이 전부 헤지고 피가말라붙어 엉망이 되어있는 소년의 열개의 손가락들을 바라보면서 씨익 웃었어.

"저 무덤을 니가 다 만든거냐?"
"......"

소년은 말이 없었지. 넝마를 입고 긴토키의 얼굴을 노려보는 소년의 눈동자만이 새까맣게 빛나고 있었어. "가족들이야?" "......" 소년은 입가에 묻은 흙을 손등으로 훔치며 긴토키에게서 고개를 돌렸지. 긴토키의 시종들이 전부 소년의 무례함을 토로하며 당장 목을 잘라버려야한다고 소리쳤어. 긴토키는 웃는 얼굴 그대로 접은 부채를 몇번이고 자기목을 내려치는 것을 반복했지. 글쎄, 긴토키가 보기에 지금 당장 목을 친다해도 저 소년이 과연 눈썹하나를 까딱할까 싶었어. 지금 모든 것을 잃은 이 소년에겐 권력도 공포도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지. 소년의 눈속에 있는 것은 그저 분노뿐이라는 것을 사카타 긴토키는 잘 알고 있었어.

"기근이냐?"
"......"
"도살인가?"

"도적이야, 귀족이야?" 그리고 아무 반응이 없던 소년이 긴토키가 내뱉은 귀족이란 말에 홱 고개를 돌려 긴토키를 노려보았어. 빙고. 긴토키는 소년이 노려보는 눈에 오금이 다 저려오는 것 같았어. 전신을 지배하는 이 오싹함을 느끼며, 긴토키는 차가운 미소를 입가에 띄웠지. 긴토키가 바라던 것의 모든 것을 저 겉보기에 더러운 소년이 갖고 있었어. 그건 정말이지 틀림이 없었지. 긴토키는 자신의 뛰어남을 믿는 사람이거든. 세상에서 믿는 것이 오직 자신밖에 없었어. 긴토키는 다시 한 번 소년의 어깨를 부채로 내리쳤어.

"나랑 같이 갈래? 복수를 이룰 수 있게 해줄테니까. 물론 나도 널 이용할거고."
"...복수따윈 하지않아."

처음으로 입을 연 소년의 목소리는 깊게 가라앉아 있었어. 긴토키는 소년의 말을 비웃었어. "왜?" "저들이 원치않으니까." 웃기고있군. 하지만 긴토키는 그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어. 대신에 말을 바꾸었지. "그럼 저들이 원할테니까, 나와 함께 가자. 저들은 네가 살아있길 바랄테니까." "......" 소년은 긴토키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긴토키는 자신의 차가운 웃음이 어려있는 얼굴을 감추지 않았어. 지금부터 널 이용할 거야. 그리고 넌 자기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있는 게 좋지. 내가 일을 하기 더 쉽기위해. "날 따라오지 않으면 넌 굶어 죽을 거야. 한낱 벌레와 같은 소년아." "......" 소년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소년은, 거의 헐벗은 것과 다름없는 왼발을 들어 그나마 꺼져가고 있던 불길의 불씨를 꺼트렸지. 소년의 무표정한 얼굴에 점점 열기가 피어올라, 소년이 무언가를 굳게 결심해가는 것을 그리고 그자리에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어.

"저렇게 더럽고 비쩍마른 녀석을 데리고 가서 어쩌시려고요, 사카타님. 근본을 모르는 놈을 데려다 종으로 쓰기에도 좀,"
"저런저런. 너란 놈은 보는 눈이란 게 하나도 없구나."
"네?"

긴토키의 종은 긴토키의 웃으면서 자신을 비웃는 말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지. 긴토키는 눈을 빛내며 소년을 바라보았어. 긴토키는 검댕과 흙에 뒤덮여있는 것 너머의-- 것을 읽어냈지. 긴토키의 눈은 틀림없었어. 소년은 틀림없이, 긴토키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을터였지.

"이름은 뭐지?"

소년은 무뚝뚝하게 대꾸했어.

"토시로. 성은 없어."

긴토키는 눈썹을 구부리며 부채로 토시로의 얼굴을 때렸어.

"나에게 반말을 하지 마라."
"......"

토시로는 눈을 깜빡였지만, 반항하지 않았지. 곧 조용히 긴토키를 향해 고개를 숙였어.


2

 

토시로는 사카타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욕실로 끌려갔어. 긴토키가 시키는대로 사카타저택의 시녀들은 토시로의 넝마를 벗기고 씻긴 후 상처를 치료하느라 부산을 떨었지. 토시로는 얌전하게 그들이 하는 걸 받아들였어. 상처에 물이 닿아도 아프다 비명 한 번 지르는 법이 없었지. 그들이 토시로를 단장시킬 동안 긴토키는 술자리를 만들어 시녀의 무릎에 머리를 배고 자작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어. 시녀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냄새가 났고 긴토키는 시녀의 부드러운 무릎의 감촉을 즐기며 토시로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날까 기대하고 있었지. 토시로는 넝마를 벗고 씻자 점점 외모가 살아났어. 까맣고 긴 머리칼은 다소 윤기가 부족했지만 아름답게 빛나고 피부는 생채기가 잔뜩 나있었지만 하얗고 부드러웠지. 드러나는 소년의 외모는 근방의 누구와도 비교하기가 어려운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고 시녀들은 감탄하며 소년을 꾸몄어. 넝마를 버리고 긴토키가 말한대로 얇은 비단으로 만든 여성기모노를 어깨에 걸치게 했지. 소년은 시녀들이 자신을 멋대로 꾸미는 대로 얌전히 서 있었고 그녀들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하지 않았어.

그리고 준비된 토시로가 긴토키가 있는 방에 가 섰어. 긴토키는 놀라워하며 시종을 향해 말했지. "봐, 내말이 맞지 요녀석아?" 토시로는 놀랄 정도로 아름다웠어. 소년의 외모에는 아직 남자로 완성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존재했지. 긴토키가 무릎베개를 하고 있던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는 시녀가 약간 질투를 하며 입술을 비죽일 정도였어. "좋아. 아주 좋아." 긴토키는 웃으며 토시로에게로 다가갔어. 그리고 토시로의 여기저기를 살펴본 후, 방안의 다른 사람들을 다 물렸지. 시녀와 종들은 조용히 뒤로 물러났어. 긴토키는 자작한 술잔을 들어 한 잔 마시고는 금새 채워 토시로에게 건넸지. "마실래?" 토시로는 가만히 머리를 저었어. 머리를 저을 때마다 토시로의 앞머리가 찰랑거렸지. 긴토키는 찰랑이는 토시로의 앞머리를 움켜잡았어. 토시로는 커다란 눈을 들어 긴토키를 올려다보았고, 긴토키는 토시로의 커다랗고 새까만 눈동자에 가슴이 다 두근거렸지. 뭐야, 왜 내 가슴이 뛰는거야? 웃기는군. 긴토키는 피식하고 웃어버리고 말았어.

"생각이상으로 예쁘게 생겼잖아. 너. 잘됐다. 이래야 널 먹여살리는 보람이 있으니까. 너의 이용가치가 올라갈수록 너의 생존확률이 높아지는 거야. 알겠지?"
"...네."
"좋아. 난 별로 너에게 비밀로 하고 음모를 꾸밀 생각은 없어. 난 널 이용할거고 그건 이미 너에게 말했으니까. 지금부터 널 어떻게 이용할지 설명해주지. 난 널 남창으로 만들 생각이다. 지금도 이미 이쁘지만 널 더 이쁘게 꾸밀거다. 여성용 기모노도 좋은 비단을 써서 잔뜩 만들고, 주렁주렁 장신구도 만들어서 머리에 이렇게 늘어뜨릴 예정이지. 그리고 네 몸을 남자를 받아들이기 수월한 몸으로 길을 들여서 뭇남자귀족들이 니 몸에 환장하게 만들거다. 그러니까 넌 비싼 명기가 되어야하지. 앉아봐."

"......" 이때까지 한 번도 안색이 바뀌지않던 소년의 안색이, 지금은 조금 창백해지고 말았어. 긴토키는 소년을 차가운 얼굴로 바라보았지. 긴토키는 이미 앉으라고 말했고, 소년은 희미하게 떨며 아랫입술을 깨물고만 있을뿐이었지. 긴토키는 잠자코 기다리고 있을 생각은 없었어. 이대로 소년이 계속 말을 안듣고 서 있기만 한다면 소년의 뺨을 때려 주저앉게 만들려했지. 소년을 자기 밑으로 완전히 깔아뭉개야 했으니까. 그가 완전히 복종하게 만들어야하니까. 토시로를 한 번 본 이상, 어차피 다른 어중떠중한 소년들은 눈에 찰리가 없고, 긴토키는 무슨일이 있어도 토시로를 자기 발 아래에 두어야만 했거든. 하지만 그건 긴토키의 기우에 불과했고, 토시로는 여전히 희미하게 몸을 떨고는 있었지만 곧 순순히 긴토키의 말을 들어 그 자리에 앉았어. 긴토키는 바닥에 앉은 토시로를 내려보다가 그소년의 앞에 무릎을 접어 소년과 눈높이를 같이했지. "다리 벌려서." "......" 그리고 토시로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화악 달아올랐어. 토시로는 긴토키의 얼굴을 바라보았지. 긴토키는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짓고있을 뿐이었어. 토시로는 코를 찡그리며 있는대로 떨었고 얼굴의 수치심은 이마까지 붉게 물들며 퍼져나갔지만, 그래도 토시로는 순순히 다리를 벌렸지. 긴토키는 왠지 웃음이 났어. 그래, 눈동자는 지독하게도 분노에 일렁이고 반항적이었지만, 그래도 토시로는 순종적이었고 그것이 긴토키를 재밌게했지. 그래, 소년의 저 날카로운 눈동자도 또한 소년의 매력인 거야. 저 눈동자 속의 빛은 잃지않도록 하는 쪽이 더 재밌는 게 완성되겠지. 긴토키는 손을 뻗어 토시로의 기모노 속에 손을 넣고 안쪽을 헤집었어. 토시로는 이제 아랫입술을 있는힘껏 깨물고 있었지. 긴토키는 어느새 토시로의 속옷안쪽에 손을 밀어넣고 있었어. 그리고 긴토키는 망설이지 않고 토시로의 엉덩이 구멍을 손가락으로 꾸욱 눌렀지.

"바로 여기야. 넌 앞으로 온갖 귀족남자들의 물건을 여기로 물게 될거야."
"...! ..!! ...."
"그냥 무는걸로 끝나선 안 되고, 엄청난 명기가 돼서 그들을 녹여야돼. 그들을 네 몸에 매달리게 해야해. 그래서 그들이 너에게 자기약점이 될만한 것들, 앞으로의 정치에 중요하게 다루어질 정보들 등등을 불게 만들어야하지. 그리고 난 너를 통해 그들의 약점과 세상의 중요한 정보를 이 손에 거머쥐게 될거야. 난 널 성상납하는 첩자로 만들거라는 거지. 어때, 이해가 돼?"
"......"
"...토시로. 앞으로는 이렇게 내 말을 무시해선 안 돼. 대답을 꼭 하지않으면, 글쎄. 어떡할까. 내가 어떻게 할 것 같아?"
"이! ...이해가 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았습니다. 내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았습니다."
"좋아. 그럼 묻겠는데, 토시로. 여기로 남자를 받아들인 경험은 이미 있어?"
"...없, 없습니다."
"그래. 없군. 여자는?"
"있습니다."

"호오." 긴토키는 토시로의 꼭 다물린 구멍에 손가락을 반쯤 밀어넣다가 곧 손을 쑤욱 빼냈어. 토시로는 백짓장이 되어버린 얼굴을 더욱 창백하게 물들이며 긴토키의 손이 빠져나가자마자 다리를 오므렸지. 엉덩이에는 무언가가 들어왔다나간 이물감이 아직 남아있었고 토시로는 비명을 내지르고싶은 것을 그야말로 간신히 참아냈어. 긴토키는 젖은 손가락을 품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쓱쓱 닦고나서는 손수건을 바닥의 아무데에나 버렸지. 그리고 다시 토시로를 바라보았어.

"물론 내가 널 이용하는거니까, 너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할 거야. 그래, 나에게 뭐 부탁할 게 있으면 하나정도는 말해도 돼. 난 널 좋은 걸 입힐거고 맛있는 걸 먹일거고, 먹는건 그래, 좀 더 살이 찌면 만지는 감촉이 더 좋아질테니 많이많이 먹어도 돼. 니가 원하면 저택에서 가장 큰 방을 내주도록 하지. 물론 내 방보단 작겠지만."
"...한가지 청은 있습니다."
"좋아. 말해봐."

그리고, 그 순간, 사카타 긴토키는 또 토시로의 눈동자속에서 일렁이는 푸르른 분노를 바라보며 오싹함을 느끼게 되었지.

"당신에게 반말하게 해줘."
"...!"

아, 이럴수가
그 까만눈
그 새까만 눈이

소년의 그 깊고 파란 새까만 눈이 자신을 꿰뚫는 순간, 긴토키는 뭐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을 느끼며 몸을 떨었어. 하지만 그 기분은 너무나 낯선 것이어서, 긴토키는 그것이 뭔지 깨닫지도 못한 채 흘러넘기고야 말았어. 긴토키는 전신을 지배하는 오싹함과 함께 자신의 가슴을 깊게 누르는 어떠한 감정을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눈앞의 소년의 건방짐에 웃음을 지어보였지. 저 파랗게 일렁이는 눈. 저 눈을 그냥 살려두면, 그것은 이 소년의 매력에 독이 될까 매력이 될까. 긴토키는 후자라고 생각했어. 절벽위의 꽃과 같은 존재의 눈동자는 당연히 저렇게 빛나야한다 싶었거든. 그리고 그 절벽위의 남창의 주인은, 다름아닌 사카타 긴토키. 바로 나.

"좋아. 토시로. 그것이 꼭 가능할때에만 허락하도록 하지."
"...나도 공사는 구별하도록 할게."

그리고 긴토키는 여전히 하얗게 질려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소년을 바라보았어.
토시로.
넌 나에게 독이될까, 득이될까.
당연히 후자겠지.


그리고 한순간 스쳐지나간 그 감정을 끝까지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사카타 긴토키는 앞으로의 일이 자신의 감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조금도 가늠하지 못하고 만 거였지.

 

3

 

다음날.

긴토키는 화류계에서 유명한 남창길들이기 전문가를 은밀히 불렀어. 그리고 토시로와 대면시켰지. 전문가는 얇고 가느다란 눈동자속에 불쾌할정도의 탐욕을 이글거리며 토시로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았지. 토시로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 긴토키는 이미 눈앞의 전체적으로 길고 허리가굽은 남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토시로에게 알린 채였지. 토시로는 그러니까 지금, 간신히 떨지않고 무표정을 가장한 채 서 있는 거란 것을, 긴토키는 실은 눈치채고 있는 거였어. 눈치채고 있었고, 토시로가 있는힘을 다해 지키려고 하는 그의 자존심을 귀엽게도 보였지만, 하지만 긴토키는 토시로의 자존심은 자신이 신경쓸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소년은 살아가기 위해 자신에게 모든 걸 판 존재이니까. "지금부터 이남자가 묻는 질문에 다 답해야해. 알았지?" "...네." 토시로는 그다지 뜸들이지 않고 대답했어.

"남자경험은?"
"없습니다."
"처녀로군. 경험이 전무한건가? 사내들 손에 몸이 만져지거나 누군가의 것을 입에물거나 하는 일도 없었어?"
"...(토시로의 안색이 잠시 창백해졌지만 곧 토시로는 담담하게 말했어.) 없습니다."

"나이는?" "열셋. 곧 열넷이 됩니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군요." 전문가는 토시로를 기분나쁜 눈초리로 이리저리 훑어보며 긴토키에게 말했어. 긴토키도 어깨를 으쓱댔지. "그러네."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몸이 굳어 명기로 만드는 게 힘들어집니다. 과연, 얼굴은 이바닥에서 한가닥한다는 저도 거의 본적 없을 정도의 수준을 하고 있지만 몸이 쉽게 열리지는 않을 것 같군요." "그걸 쉽게 하기 위해 자네를 부른거잖아? 내가 이미 그만한 돈을 자네에게 선불로 지급했다는 걸 기억해야해." 전문가는 한숨을 내쉬었어.

사실 그건 전문가의 몸에 배어있는 거짓말을 표현하는 행동에 불과했어. 토시로는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남자는 이렇게 아름다운 소년을 이때까지 본적이 없었지. 전문가는 내심 토시로를 자기가 먼저 발견했다면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을텐데 하고 아쉬워하고 있던 참이었어. "벗어봐." "......" 토시로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이번에도 순순히 말을 들었어. 어차피, 토시로는 앞으로 자신에게 무슨일이 닥칠지 이미 알고 있었고, 하룻밤동안 잠을 자지않고 둥근 달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참고견뎌내기로 결심한 상태였지. 무슨일이 있어도 살아내보이겠어. 죽은 모두의 몫까지. 토시로는 남김없이 옷을 벗었고 허리를 반듯하게 세웠어. 눈이 마주친 전문가의 눈은 욕망으로 번뜩였고, 토시로는 파충류의 그것을 떠올렸지. "호오, 이건..." 일부러 토시로가 남창으로써 길들이기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며 후려치기를 습관처럼 시도한 남자였지만, 막 드러난 토시로의 알몸에선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어. 아직 생채기는 남아있지만 하얗고 부드러워보이는 피부에, 마르고 긴 팔다리는 분명 호사하는 귀족들사이에선 먹힐 것이 분명했지.

"언제까지 완성시키면 됩니까?"
"빠르면 빠를 수록 좋지. 피부의 상처가 다 나아 매끄러워지는 시간만큼만 자네에게 주겠어. 나이가 더 드는 것도 탐탁지않으니까. 그래, 한 2개월정도면 어떤가?"
"그정도면 충분합니다. 훈련은 언제부터 할까요?"

긴토키는 토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어. 토시로는 자신의 볼에 닿는 긴토키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긴토키를 바라보지 않고 어딘가의 빈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지. 그 까만 눈동자. 긴토키는 눈썹을 찌푸렸어.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어렸지. "물론 지금부터." 그리고 긴토키는 토시로와 전문가 둘을 두고 방을 나섰어. 긴토키는, 긴토키가 말을 내뱉는 순간 토시로의 철컹하는 소리를 내며 가라앉은 심장소리도 듣지 못했고, 긴토키가 방을 나간 후 순식간에 창백해져버린 토시로의 안색도 보지 못했지. 전문가는 불쾌한 눈을 희번뜩이며 토시로를 향해 손을 뻗었고, 토시로는 저도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어.



시간이 흐르고, 밤.
전문가는 내일 다시 오겠다고 하며 돌아갔어. 긴토키는 두사람의 훈련이 진행 된 방에 들렀지. 방은 온통 더럽혀져 있었고, 그래, 그것들을 치우는 건 사카타저택의 시녀들의 몫이었으니까. 긴토키는 방에 널부러져 있는 온갖 도구들을 식은눈으로 바라보았어. 온갖 종류의 밧줄과, 다양한 받침대와. 또한 온갖 크기의 나무목재는 남근의 모양을 하고 있었지. 긴토키는 눈썹을 구부리며 젖어있는 남근목재를 하나 집어들었어. 목재는 끈끈한 것에 젖어 있었지. 긴토키는 불쾌한 기분을 느끼며 그것을 다시 바닥에 던졌어.

토시로는 어깨에 얇은 기모노 하나만을 걸친 채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어. 긴토키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토시로의 앞에 다리를 접고 앉아, 한 팔을 뻗어 토시로의 턱을 잡고 자기를 바라보게 했지. 긴토키는 가슴이 뛰었어. 왜 이 가슴이 뛰는 것일까? 나는 지금 무슨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이 소년의 엉망이 된 얼굴이 보고싶은걸까? 눈물로 전부 젖어있고 발갛게 달아올라 엉망진창이 된 얼굴을? 토시로는 긴토키에게 턱을 잡힌 채 순순히 고개를 들었어. 눈가는 짓물려져 있었고 얼굴은 시뻘겋게 되어있고, 입가에는 맞은 자국이 나 있었지. 눈물자국은 뺨에 말라붙은 채였어.

"맞았어?"

말을 할 기운이 없었지만, 사카타 긴토키의 말엔 대답을 해야한다. 토시로는 입을 간신히 열었어. "...잘... 못해서."

"처음이라 잘 안 되서. 다리를 벌려야하는 건... 알겠는데, 그게 잘 안 되서. 그래서..."
"그래서, 맞았다고? 젠장. 얼굴이 무기인 녀석의 얼굴을 때리면 어쩌자는 거야. 진짜 전문가 맞아?"
"......"
"몸의 상처자국들이 다 나을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건만 상처를 늘리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 손목은 또 뭐야? 젠장."

긴토키는 눈살을 찌푸리며 토시로의 손목을 잡아들었어. 벌겋게 부어오른 손목에는 밧줄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지. 물론 밧줄자국은 손목에만 남아있는 건 아니었어, 목에도 배에고, 그리고 허벅지와 발목에도. 토시로는 새까맣게 진해진 눈동자를 다시 혼란스럽게 흔들며 고개를 흔들었어. 방금전까지 자신이 겪은 일을 떠올리고 있는 게 분명했지. 창백한 얼굴을 하고 떠듬떠듬 말을 이었어. "내가.. 처음이니까, 아무래도 잘 안 돼. 반항을 하게 돼, 그러니까 묶지않으면..."

"그게 당연한거라고 그사람은 말했어."
"......"

긴토키는 불쾌했고,
자신이 왜 불쾌함을 느끼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어.

이게 다 내가 시킨일인데 대체 불쾌감을 왜 느끼는거냐고, 왜 엉망이 된 소년을 보고 있으려니 자꾸 기분이 나빠지는건데. 이렇게 해서 명기를 만들어내준다면 아무 불만도 없어야할텐데, 왜. 긴토키는 입술을 깨물었어. 무언가 자꾸 불쾌감이 밀려와 자기도 모르게 엉망이 된 소년을 더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충동에서 간신히 벗어나다, 또 화가 치밀어오르기가 반복되었지. 젠장. 진짜 모르겠네. 긴토키는 토시로의 젖은 가랑이를 바라보며 품안의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어 토시로에게 던졌어. "당장 닦아." "......" 토시로는 시키는 대로 했어. 다리를 벌리고 손수건을 구멍 안쪽 깊숙이에 밀어넣어 안쪽을 닦아냈지. 긴토키의 눈가에 화악하고 피가 몰렸어. 토시로의 구멍은 상처가 났고 때때로 피가 흐르고 있었어.

"뭐야? 벌써 거기에 넣었어?"

한 번도 경험이 없는 소년의 몸에. 상처를 내지말란 말을 미리 했어야했어! 토시로는 어느새 담담해졌어. "빨리 시작하는 게 빨리 익숙해진다고 하니까." "이런 젠장." 긴토키는 일어나 방안의 어딘가에 있는 서랍을 열었어.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연고를 가지고 와선 토시로의 앞에 다시 앉았어. "다리 벌려." "...내가 스스로..." "빨리 벌려라. 긴상 말에 말대답하지말고." "......" 토시로는 가느다랗게 떨며 자신의 허벅지를 잡고 옆으로 벌렸어. 긴토키는 손가락에 연고를 묻혀 토시로의 구멍안쪽에 손가락을 밀어넣었어. 흐읏, 토시로가 희미하게 비명을 내질렀지. 피가 나는 것도 나는거였지만, 안쪽을 내내 헤집어대서 여린살이 부어올라 있었거든. 긴토키는 한숨을 내쉬었어. "뭘 넣었는데?" "...나무... 작은 거. 제일 작은 거." "이런이런. 갈길이 멀긴하겠네." 긴토키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어.

속에서 빼낸 젖은 손가락을 천으로 훔치며 긴토키는 길게 한숨을 내쉬는 창백한 소년을 바라보았어. 소년은 다시 다리를 움츠렸지. "...배고파. 밥먹어도 돼?" "...물론이지." 강하군. 긴토키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 역시 그 눈동자속에서 보았던 강한 분노와 의지. 그것은 잘못본 게 아니었어. 혹시 몸을 굴욕적으로 길들인다 해도 그 눈동자의 빛이 변하는 날은 오지 않는 것이 아닐까? 긴토키는 토시로를 바라보았어. 나는 그 눈동자의 빛이 변하는 날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는건가? ...아니면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건가.

"여자 경험 있다며? 그건 누구야?"

시녀들을 시켜 차려온 밥을 먹고있던 토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긴토키가 입을 열어 물었어. 그 방의 뒷정리를 시키고 긴토키는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토시로를 한 손으로 번쩍 들고 자신의 침실로 데리고 와서는 밥을 먹이기 시작했어. 토시로는 작고 말라서 무척이나 가벼웠지. 토시로는 배우지 못한 사람의 깔끔하지 못한 식사법을 가지고 있었고 긴토키는 저런 것도 다 반듯해지게끔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어. 귀족을 상대하는 고급 남창이 되기 위해서는 교양과 문을 갖추어야하니까.

"...당신이 봤던 일곱개의 무덤 중 하나인 분이시다."

긴토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토시로를 바라보았어.

"호오. 넌 그들의 가족이 아니었어?"
"난 고아야. 정처없이 거지생활을 하는 걸 그들이 거두어준 거고."
"그렇군. 그런데 어쩌다 자신이 섬기는 사람 중 하나를 건드리게 된거야? 아, 아니다. 보아하니 니가 건드린게 아니겠군? 너 먹힌거지 응?"
"......"
"맞아? 맞는거야? 니가 덮쳐진 것 맞지 응?"

"......" 이런 것도 대답해야 할까. 그가 그녀를 모독하는 걸 참고싶지 않아. 하지만 그가 원하는대로 대꾸하지 않으면 그가 날 어떻게 할까... 토시로는 먹고있던 걸 내려놓고 긴토키를 바라보았어. "...그래."

긴토키는 크게 웃었고, 토시로는 긴토키를 경멸했어.
긴토키는 토시로의 눈초리에서 자신을 경멸하는 빛을 읽었지만, 그저 웃을 뿐이었지. 진짜로 재미있었거든.
토시로의 경멸의 눈초리도 재미있었고.



4

 

"그분은 그집의 따님이셨고, 나보다 세살정도 많은... 여린분이셨어. 병약해 오래 살지 못하겠단 말을 의사에게 이미 들었고, 잔병치레에 방밖으로 나올 수도 거의 없었지. 그리고 그녀는... 그분은, 그래서 날 자신의 처소에 부르신거야. 그래. 그래서였지. 내가 처음인 것처럼 그녀도 처음이었고, 우리는 그 일이 그녀의 얼마남지 않은 삶을 다른 것으로 바꿀것이란 기대는 하지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지. ...그녀의 병은 옮는 병이 아니야. 그러니 내 몸도 아무 문제 없어."



긴토키는 토시로의 담담한 말을 들으면서도 문득문득 드는 의문을 굳이 입밖에 내뱉거나 하지는 않았어. 그녀를 사랑했어? 그녀는 병으로 죽었어? 왜 한꺼번에 가족이 다 죽은건데, 살아남은 건 너뿐이고? 토시로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않았고 물론 긴토키도 아무것도 묻지않았어. 많은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그 중 무엇도 토시로에게 질문 할 수가 없었어.

다음날 긴토키는 찾아온 전문가에게 토시로의 몸을 더 아끼라고 명했어. 상처가 남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했지. 전문가는 긴토키앞에서 굽실거렸어.

"첫날이라 그런거였습니다. 다소 거칠게 다룬 뒤 다음날부터 상냥하게 태도를 바꾸면 거칠게 굴었던 기억이 남아 언뜻 상냥함에 매달리게 되는 걸 이용하는 거지요. 상냥한 태도에 이끌려 순순히 다리를 벌리게 되고 몸이 쉽게 풀리는 겁니다. 오늘부턴 어제처럼 몸에 자국이 남을 일은 거의 하지않을테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전문가는 의외로 상세히 과정을 알고싶어하는 긴토키에게 시간을 들여 충분히 설명했어.

"오늘은 약을 사용합니다. 몸의 저림정도만 느끼다가 그것에 익숙해지면 점점 강도높은 약을 주지요. 사정의 황홀감과 뒷구멍이 파이는 황홀감을 혼용시켜서 곧 뒤만으로도 느끼게끔 만드는 겁니다. 그 뒤엔 역시 약을 사용해 자신의 사정을 스스로 조절하게끔 길들일 겁니다. 여기까지가 좀 시간이 걸립니다. 그 뒤엔 약을 사용하는 걸 좀 쉬어야합니다. 약에 중독이 되서 폐인을 되면 나리에게 쓸모없는 녀석이 될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뒤엔 역시 약을 사용하여 뒤로 상대를 즐기는 법을 깨우쳐야합니다. 그렇군요, 이때쯤 실제 사람의 성기를 직접 몸에 넣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일을 저에게 맡기시면 기쁘게 노력할거굽쇼." 그리고 눈을 번뜩이는데, 긴토키는 그 눈속에서 비열한 욕정외에는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지. 토시로를 안고싶어하는 욕망. 토시로를 가지려고 하는 욕구. "...그래. 너에게 다 맡길게. 잘 만들어줘." 긴토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직접 다리를 벌리고 있는 토시로를 떠올리고 있었어. 그 비쩍 마른 몸. 앙상한 팔다리. 긴토키는 입술을 깨물었어.

토시로가 배우는 것은 비단 몸의 일뿐이 아니었어. 긴토키는 저택의 몇몇 유모를 시켜 토시로에게 예절과 글을 가르치게 했어. 긴토키가 입궁하여 일을 하는 동안 토시로는 시녀들이 가르치는 온갖 것들을 습득해야했어. 반듯하게 걷는 법, 식사를 깔끔하게 하는 법, 글을 읽는법, 글씨를 이쁘게 쓰는 법, 꽃꽃이, 다도, 기타 등등. 토시로는 뭐든 습득하는 것이 빨랐고 열심히 배웠지. 몸의 쓰임을 배우는 것보다 이쪽의 배움이 더 토시로에게는 기뻤는지도 몰라. 남자가 약을 쓰는 동안 토시로의 몸의 저림은 한동안 계속 되었고 토시로가 다음날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때가 있었는데, 그럴때에도 토시로는 억지로 일어나 낮수업을 하고싶다고 했을정도니까. 토시로는 때때로 열이 났고 그럴때마다 긴토키는 전문가를 닦달했지. 전문가는 다소의 열은 어쩔 수 없다고 변명했어. 토시로가 괜찮다고 말하며 일어날 때마다 긴토키는 토시로에게 명령이니 누워있어! 라고 소리쳐야했고.

시간은 흘렀지.
처음 사카타 긴토키가 예상했던 2개월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어.
하지만 토시로는 현명하고 기본이 똑똑한 소년이었고, 가르치는 것을 잘 흡수했어. 뭐든지.

많이 먹어 조금 튼튼해지고 약간 살이붙어 엉덩이나 가슴같은 부분이 부드러워지고, 또 조금 키가 커서 옷맵시도 살아났어. 가르친 보람이 있어 말씨도 굉장히 부드러워졌고 태도도 나긋해졌지. 손끝의 움직임이나 발걸음에선 요염함마저 살아나기 시작했어. 피부는 매끈해지고 검은색 머리칼이 자라 어깨를 덮을 정도가 되어, 목선 너머로 붉은 입술을 작게 오므릴때는 사카타 저택의 남자고 여자고 저도모르게 가슴이 철렁할 정도가 되어 있었지. 그들 모두 토시로가 왜 오랜시간 사카타의 저택에 머물러 이런저런 교육을 받는지 이미 알고 있었어. 사카타 저택의 가신들은 모두 선대부터 사카타가를 모시던 이들이었기 때문에 철저히 입이 무거워 긴토키의 계획이 밖으로 새나가는 일은 없었고, 그들은 충심으로 토시로를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지. 그들의 노력으로 토시로는 스쳐지나갈때면 누구나 고개를 돌리는 존재로 거듭나게 된 거야.

긴토키라고 예외는 아니었지.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존재가 될 줄 긴토키라고 알았을까.

토시로는 긴토키의 예상을 웃도는 존재가 되어 있었어.

"긴토키."

어느날 밤, 전문가가 기다리는 방으로 향하기 전에 토시로는 긴토키의 방에 들렀지. 긴토키는 여성기모노를 입고도 여성보다 더 나긋하게 걸어다니는 토시로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고 있었어. 아름다워. 긴토키는 순순히 인정했지. 긴토키는 지금의 토시로보다 더 아름다운 인간은 이때껏 본적이 없었어. 토시로는 담담하게 긴토키의 어깨가 닿을만큼 가까이에 가 앉았어. 그리고 긴토키를 바라보았지. "처음은 당신이 좋아." 긴토키는 토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어. "첫남자는 당신으로 하겠어. 내가 그런 청을 해도 된다면, 부탁할게. 지금의 나를 만든 당신이 나를 완성시켜."

"......" 그래, 오늘은 미리 예고한 것과 같이 토시로가 남자를 처음 받아들이는 걸로 계획되었던 바로 그날인 것을. 긴토키는 토시로의 턱을 붙잡고 고개를 들게했지. 가느다란 눈꼬리와 담담한 하얀 얼굴. 생채기 하나 남지않고 말끔해진 부드러운 몸. 그리고 철저히 길들여서, 남자를 기쁘게 하는 법까지 알게된 몸이다. 긴토키는 토시로의 입술에 키스했어. "재밌겠는데." 긴토키는 그렇게 말했어.

"너의 처음이 나라니. 내가 무엇을 만들었는지 이제 알 수 있겠네. 넌 언제나 날 즐겁게 해줘. 토시로."
"....."
"날 즐겁게 해준 댓가로 원하는 게 있으면 한가지 들어줄게."

긴토키는 토시로를 바닥에 눕히고서 그 머리칼을 집어들어 키스하면서 그렇게 말했어. 토시로는 가만히 긴토키를 바라보고 있다가, 눈을 감았지. "오늘을 마지막으로 해줘,"

"오늘 당신을 받아들이고, 두번 다시는 당신에게 안기지 않겠어."
"......"

그리고 다시 눈을 뜬 토시로의 눈동자는, 역시 그 눈. 아니나다를까 그 눈이었지. 긴토키는 웃었어. 결국 변하지 않는군. 넌. "...역시 넌 재밌어." 그리고 긴토키는 눈을 감으며 토시로에게 키스했어. 긴토키의 긴 속눈썹이 뺨에 닿는 감각을 느끼며, 토시로는 눈을 질끈 감았어. 차가워지는 손끝. 창백한 안색. 토시로는 눈물을 흘렸지.



사카타 긴토키의 몸은 불과 같았어.



긴토키는 절륜이었지. 길들여진 몸이지만 처음으로 받아들인 남자의 몸은 토시로가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긴토키는 안아보고, 토시로에게 더는 교육이 필요없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 그를 이렇게까지 만든 이유가 있었잖아. 나의 편의를 위해 데리고 온 소년이라고. 어서 써먹어야지. 아낄 이유가 없지. 토시로는 긴토키의 품안에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고, 긴토키는 차가운 눈으로 소년을 내려다보았어. 그리고 그를 품에서 떼어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에 기모노 한 장을 걸치고 방을 나섰지. 긴토키는 잠들어있는 토시로를 잠깐 돌아봤을 뿐 곧 문을 닫았어.

긴토키는 더는 필요가 없어진 자를 처리해야했어.

긴토키는 전문가가 기다리는 방으로 갔지. 늘 토시로를 훈련시키는 바로 그 방. 전문가는 기다리다 지쳤다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지만 긴토키가 방에 들어서는 것 자체에는 놀란 것 같지 않았어. 토시로는 정말이지 놀랄정도로 아름다워졌으니, 당연히 소년의 첫남자자리를 긴토키도 하고싶어졌을거라 남자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거든. 남자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어. 정말이지, 그 토시로를 꼭 한 번 안아보고 싶었는데. 이젠 더 이상 기회가 없겠지. 그 몸을 가지고 노는 것도 더 이상은 하지 못할거야. 훈련시킨다는 명목으로 삽입만 하지 않았다뿐이지 그동안 온갖것을 다 시켰었거든. 그 차갑고 날카로운 얼굴이 굴욕으로 젖어드는 순간이 정말이지 즐거웠는데. 남자는 입맛을 다셨지만, 토시로와 한 번만 하게 해달라는 둥의 무리한 요구를 사카타 긴토키에게 할 생각은 없었어. 남자는 긴토키의 소문을 알고 있었거든, 긴토키는 손속에 여유를 두지않은, 사납고 냉정한 사내였지. 괜한 말로 그의 심기를 거스려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는거잖아. 그냥 선금으로 받은 돈 빼고 나머지 돈을 마저 받고 돌아가자.

하지만, 남자도 예상하지 못한 게 있었어.
사실 사카타 긴토키가 처음부터 남자를 살려두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자신의 계획을 알고있는 자를 자신의 사람도 아닌데 살려둘 리가 없잖아. 애초에 사카타저택으로 오는 것 자체를 비밀로 하게 한것도, 그가 죽어도 아무도 그의 죽음과 사카타 긴토키를 연관시킬 수 없게 하기 위해서였던건데. 그리고 남자가 그것을 깨달은 것은 다가온 긴토키가 들고있던 검이 자신의 배를 꿰뚫을 때였어. 남자는 비명 한 번 내지르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졌고, 긴토키는 차가운 눈으로 피에 젖은 검을 바닥에 내팽겨쳤지.





-
또 다음은 또 내일로..ㅋ..ㅋㅋ
다음엔 훌쩍 시간이 뛰어 십년후가 됨미다. 0ㅅ0

 

 

 

 

 

-

현재 트위터에 연재중인 썰.

언젠가 계속 ㅎ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