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토키가 히지카타를 향한 짝사랑을 자각하는 썰

 

히지카타 토시로를 좋아한다는 자각이 급작스럽게 왔다. 엣, 이게뭐지? 이게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바로 그 감각인가? 이게 바로 그건가? 그게 바로 이렇게 오는건가. 심장이 뛰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마주보고있노라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땀이 뻘뻘나는데다가 콧구멍 평수도 넓어진다고. 이거 어쩌지? 이거 어쩌지? 이거 어쩌지?? 긴상은 대체 어떡하면 좋은거냐고ㅡㅡㅡㅡ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건 대체적으로, 인간대 인간으로써. 긴토키는 수많은 인간이 죽어가는것을 보았고 또한 수많은 피에 뒤덮히는 삶을 쭉 살아왔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싫어지거나 한적은 사실은 단 한번도 없었어. 사람들이 긴상을 싫어하거나 무서워하게될까봐 그게 언제나 두려웠던거지. 난 사람을 미워한적도 그들을 싫어한적도 내맘속의 무언가를 부러뜨린적도 단한번도, 없었다. 그러니까 사실은, 긴상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라고하는 감각을 자각하는것만은 자신감을 갖고있다는 그말이란말이다.

그런데 히지카타.
히지카타.
히지카타.

이 마음은 뭘까. 이 마음은 대체 뭘까.
이 마음은 대체 뭐고 어디에서 튀어나온걸까.
이 마음은 대체 뭐고 어디에서 튀어나온거고 난 앞으로 어떻게해야 좋은거지.



그리고 꼭 이럴때만을 골라서 히지카타는 긴토키를 찾아오더라. 평소에는 벌레보는듯 하며 길에서 우연히 만나도 개무시하는 주제에 꼭 이렇게 곤란할때에만 정확한 용건을 가지고서는.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사람이라서 덕분에 긴토키는 콧구멍평수가 넓어지고, 수상한 땀을 흘리고 얼굴은 상당히 붉어졌으며, 심장은 거의 폭파지경이다. 심장으로 말하자면 너무 뛰어대서 머리가 다 욱씬욱씬거린다고. 히지카타는 사람을 찾고있었고 그래도 마을에서 해결사노릇을 하는 긴토키에게 본적있는 얼굴이냐고 물으며 사진을 들이밀었다. 에.. 본적있는거같기도 하고 역시 본적없는거 같기도하고ㅇㅁㅇ 에..본것같은 보지않은 본것같은 나... 무슨 헛소리냐. 머리괜찮냐. 아뇨..역시 안괜찮은거같습니다.. 머릿속이 점점 더 욱신거리기시작했다.

..? 어이 너 안색 왜그래? 진짜 몸상태가 안좋은거냐?

그리고 저렇게 갑자기 분위기를 바꿔 비아냥의 기색도없이 사람을 걱정하는 듯 쳐다보며, 아아 제발 그런 목소리를 하며 나를 걱정하지 말아줘. 히지카타. 네앞의 나는 지금 너에게있어 가장 위험한 짐승이다. 너에게닥친 위험중 사카타 긴토키라고하는것보다 더 위험한것은 지금 현재 존재하지않는다. 그목소리로 한번만 더 괜찮냐,고 물으면 나는 너의 뺨에 키스하고말테다.

아니면 무릎꿇고 발등에 정중하게 입을맞출거다.

그도그럴것이 왜냐하면, 처음이니까.
이런감정따위 정말이지 처음이니까.
사람을 사람으로써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호감을 느끼는것도 아니고

그저 너라는 사람은 그저 아무 이유없이 그저 좋아하게 되었고
좋아하게 된 이유따위 존재하지않는 그런 좋아함으로

네앞에 서있는 나란자식이니까.



긴토키는 그뒤로도 한동안 부들부들 떨면서 히지카타 옆에있었다. 사실은 진짜 떨어지고싶은데, 그래도 옆에있고싶다니 이 정신사나운 모순을 어떻게 감당하나그래. 천갈래로 찢어지는 마음따라 몸도 찢어지던가그럼. 긴토키는 열에들떠서 비척비척 간신히 히지카타에게서 떨어져나왔고 조금씩 멀어져가면서 금방 외로워짐을 느꼈다. 이대로 뒤를돌아 다시 그의곁으로 돌아갈까. 아니아니아니아니, 이상한놈이란 오해는 이제 그만받고싶어. 아니 그전에 다시돌아가면 그때야말로 이 심장은..폭파한다. 뭐 위험한거라도 담겨있는것처럼 자신의 심장위를 조심스럽게 감싸쥐며 긴토키는 심호흡했다. 히지카타 주변에는 공기가 끔찍할정도로 모자른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해야하지.
누가 내앞으로의 길을 열어줘.

가능하면 그의 손이라도 잡고싶다. 긴토키는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열에 둘러쌓여 그렇게 생각했다.


 

 

 

역시 손이라도 잡고싶었다. 방에틀어박혀 생각위에 생각을 더하는 긴토키는 결국 그생각을 실현시키지않으면 그생각에서 영원히 떠날수가 없을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히지카타와 연인이 된다는건 꿈에서라도 무리이고 히지카타한테 고백하는 자기자신은 ..그런 사카타 긴토키는 현실에 태어나는순간과 동시에 자살해야만 할걸ㅇㅅㅜ긴토키는 자신의 이마음을 히지카타가 알게되는것을 도저히 상상조차 할수없었다. 숨긴다. 숨긴달지, 아무에게도 들키지않고 혼자앓는것이 평생에 걸쳐 당연한일인 것이다. 하지만 긴토키는 이런마음이 처음이라서,상사병을 처음 앓아서, 이마음을 자기두손에 꼭쥐고 주먹을 안으로 끌어당기는 법을 자꾸 모르겠어서. 마음이 답답하고 자꾸 삐져나가서.

그래서 히지카타의 손이라도 잡고싶었다. 생각을 계속계속하다보니 그정도는 해도 괜찮지않을까 그녀석이 화내지않을 가능성도 있지않을까, 라는 말도안되는 상상마저 해버렸다. 이성이 마비된거지.

그래서 긴토키는 어느날 거리로 나가 히지카타를 찾았다. 히지카타의 하얗고 남자다운 오른손을 찾아다녔다. 아니아니 밥먹는손은 할일많아 바쁘니까, 그럼 왼손이라도 좋아. 히히. 순간 긴토키는 자기가 히지카타앞에서면 수상하게 행동하는사람이 되었단걸 잊어버렸고, 상상속의 히지카타는 웃어주지는않았지만 손을 포개는 긴토키를 한숨과함께 포용해주기까지하고있었다. 그남자의 남자다운 포용력이여! 그리고 담배냄새! 상상이 지나치니 담배냄새까지 현실처럼 생생하구만?!

물론 그건 착각이었고 실제의 담배냄새가 긴토키에게 닿은것에 불과했다. 히지카타 토시로는 놀랍게도 저쪽에 있었고 긴토키는 히지카타를 찾아떠나는 목적지없는 여정의 목적에 금세 도달하고 말았던것이다 승게..!! 근데 순간 긴토키는 상상이 아닌 실제 히지카타 토시로를 눈앞에 둔것을 깨닫자마자, 굳어버렸다. 아아, 말도 안 돼. 내가 지금 가부키쵸 거리로 무엇을 하러 나온거지?

히지카타의 오른손을 맞잡으려했어. 안되면 왼손이라도.
아아. 어떻게 그게 가능할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던거지? 상대는 바로 저 히지카타 토시로인데.

그가 손을 내어줄리 없어.
그가 손을 잡아줄리 없어.

결코 이마음을 그에게 들켜선 안된다고, 히지카타에게 고백하는 사카타 긴토키는 영원히 존재하지않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해놓고 그렇게 다짐해놓고, 지금 내꼴좀 보라고. 사카타 긴토키. 이게 대체 무슨꼴이야.

손바닥 가득 고인 땀을 옷자락에 닦으며 긴토키는 두블럭쯤 뒤에서 고개를 숙였어.
눈속의 가득한 히지카타 토시로.

이런거였나.
(그거)라는 건.

그거를 입밖으로도 입안으로도 가지고 있기 어려워서, 마치 뜨거운거라도 상대하는것처럼 긴토키는 그거를 입안 여기저기에 굴려보았어. 나가지마. 나가면 안 돼. 그래도 도로 목안으로 들어오는것도 탐탁치않아. 결국 긴토키의 히지카타를 향한 (그거)는 긴토키의 목구멍에 턱하고 걸려버렸지.

 

 

 

그때였어. 히지카타가 화가 난 얼굴을 하며 긴토키에게로 달려온건. 긴토키는 놀랐지. 당황해서 저도모르게 양옆을 둘러보기까지했어 히지카타가 자기를향해 오는거란 생각을 바로못하겠어서 혹시 주변에 딴사람이 있는가하고 말야. 하지만 히지카타는 정확히 긴토키에게로 오고있었지 그것도 빠르게 달리면서 엄청 험상궃은 얼굴을 하고! 너 이자식? 해결사! 네가 왜 여기있는거야?! 뭐뭔데 별로 긴상 귀신부장의 일같은게 궁금해서 마을 여기저기 찾아다녔다던가 그런거 아닌데 전혀 아닌데??? 긴상 언제나하는 산보하고있었단데스케도오오오

무슨 헛소리야! 하여간 빨리 이쪽으로 와 곧 폭발한다!
뭐. 폭 폭 발

그리고 긴토키는 폭발하는것이 자기심장인줄 알았어 아아역시, 이 망가진것처럼 터질듯 뛰어대는 심장이 위험물질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긴상이 눈치채지못했을줄알고. 그러나 곧 히지카타가 터진다고한 것이 자신의 심장이 아니고 신센구미가 건믈과 거리 여기저기에 몰래설치한 폭탄이라는 사실을 눈치챘을때, 긴토키는 차라리 그냥 이자리에서 자기심장도 폭파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렸지.

다급해하던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횡설수설을 들어줄시간이 없어 그의말을 잘라버리고, 그냥 비어있는 긴토키의 손을잡고 그를 끌어당겼어. 빨리 여기서 달려나가지않으면 폭파에 휘말려 다치고만다. 히지카타는 그생각뿐이었고 그래서 그의손바닥을 있는힘껏 움켜쥐고 앞만을 보고 달린거지. 곧 설치한 폭탄이 기다려주지도않고 연쇄적으로 여기저기에서 터져댔고, 히지카타는 폭탄의 커다란 파괴음에 맞춰 욕지꺼리를 크게 외쳤지. 화약 너무썼다고 망할 오키타새끼야!

달리면서 폭탄이 어디까지 터졌나 확인차 뒤를 돌아보노라니
눈을 커다랗게 뜬 사카타 긴토키가
정말 징글징글 질질질질 이어지는 이 망할 끔찍한 연, 은근히 길게이어지는 알고지낸 시간들 속에서도 단한번도 본적없었던
그런 눈을 하고, 사카타 긴토키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었어.

긴토키는 히지카타 토시로를 바라보며, 아랫입술을 조금 깨물고, 한쪽눈썹은 구부린채로, 히지카타가 이끄는 보폭에 맞춰 뒤따라 달리다가

문득
자신을 잡고있는 히지카타의 손을 있는힘껏 쥐었더랬지.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악력을 분명하게 느꼈어.
그의 미지근하게 굳어있는 손바닥의 체온도.

폭발음속에서, 어느덧 긴토키는 걸음을 멈추었고
히지카타도 걸음을 멈추었고
맞닿은 손만
그 손만
가만히.
그랬지.

 

 

 

긴토키는 자신의 손과 겹쳐있는 히지카타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고있었어. 손을 잡아주기도하긴 하는구나? 이 남자라할지라도. 히지카타는 당황하며 손을 빼려고하는데 물론 긴토키가 놔주질않았지. 폭파연기속에서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외치는 소리와 힐난에 대충 상황을 파악했어. 전에보여준 사진속 남자,위험테러리스트의 발견. 그가 인질을 잡고있었기에 어쩔수없이 평소보다 더 난폭한방법으로 빠르게 남자를 진압하기로 하고 곧바로 이어진 신센구미의 작전개시. 폭탄설치전 마을사람들을 전부 해당구역에서 대피하라고하고 실제 민간인은 아무도 안남은걸 확인후에 폭탄을 터뜨리라고 지시한거였는데, 왜 네가 그골목에서 갑자기 터덜터덜 나타나느냐고 망할 당뇨환자자식. 그러게. 나도 내가 어떻게 그골목을 지나면 히지카타, 너를 만날수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잘 모르겠어. 히지카타. 아마 (그거)라는건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인간에게 과학으론 증명할수없는 힘을 주곤하는건가봐.

히지카타.

나는 너의 손의 감촉을 단한번도 상상해본적이 없어.
그저 막연하게 손이잡고싶었지.
그래서 나는 너의 손을잡고나서의 일은 생각해본적이 없어.

이렇게 될줄 알았다면.


너의 손의 감촉에. 너의 희미한 체온에,
너와 나의 손이 포개져있는 이것하나때문에 내 마음이 이렇게 되버릴줄 알았다면
이렇게 될줄 내가 알았더라면.

긴토키는 아랫입술을 깨물었어.

긴토키는 지금이순간, 히지카타에게
고백이 하고싶어져서
고백을 하고싶어서
고백을 해야할것같아서
고백하는것외엔 다른길따위 존재하지않는것같아져서

작작 이 손좀 그만 못놔?!

급할때 낚아채 잡아당긴건 자기지만 인제 연쇄폭발도 끝이났고 언제까지 기분나쁘게 마주선채로 손을 맞잡고있을생각이냐고. 줄줄이 계속 짜증내며 이야기하려는데 긴토키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히지카타의 말을 저지했어.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줘. 지금 생각하고 있으니까.
뭘 생각하는데?
고민하고 있어. 어느쪽을 선택해야하는지 지금 엄청 고민하고있으니까.

그러니까 대체 무슨 고민이냐고..? 히지카타는 얼굴을 찌푸린채로 긴토키를 보았고, 긴토키의 이렇게 복잡해보이는 얼굴은 정말 생전처음보는 거였지만, 하여간 이손을 좀 놓고보자는 그런것이었을 따름이다.

긴토키는 자신의 손과 포개진 히지카타의 손을 바라보면서 계속
자신의 마음을 그에게 고백하느냐 역시 감추느냐로
끝없는 늪속에 빠져드는듯한 고민의 미궁을 헤매이고 있었고.






오마케. 그리고 작전을 다끝내고 부장에게 모여들던 신센구미들은 아저씨둘이서 길한복판에서 손맞잡고 서서 아무말도없이 서로를 말똥말똥 쳐다보고있는것을 발견, 뒤에서 그들을 향해 야유를 던졌으면 좋겄다. 와 우리는 죽어라 잔업하고있는데 부장님은 지금 연애합니까? 와 진짜 너무하시네~ 말단만 갈아넣기 있긔없긔? 연애는 집에가서(?) 좀 하십시다 네~ 엥 두분 아직 결혼안하셨어요? 그리고 히지카타는 부하들에게 시끄럽다고 할복하라고 빽 소리치고 손얼른 안놓으면 진심 쳐죽인다 해결사! 하고 고래고래 노발대발하는데 긴토키는 고백해 고백안해로 계속 고민하며 생각에 빠져있어 오히려 맞잡은 히지카타의 손을 더욱 꼬옥 잡는다는

뭐 그런마무리. 히지카타가 긴토키에게 정말 아무생각없는쪽이 더 귀여울듯. 시민지키려는 심정으로 긴토키를 손잡아 이끈거고 긴토키는 그걸로 심쿵해버리. 긴히지 올해안에는 꼭 좀 결혼해주십시오. 끝~!

 

 

 

 

 

 

 

- done

 

긴토키짝사랑은 언제나 진리라능.

원작 긴히지가 뻐렁친다~

결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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