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다, 그 이름 히지카타 토시로(반짝)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고양이는 나보다 오히려 저쪽이지 않나.

 

 긴냥은 냥냥했다.

 

 냥이들은 생각까지 냥냥거린다는 것을 긴냥은 냥이가 되고나서 처음 알았다. 그러나 몸도 마음도 거의 약 75%정도 냥이가 된 긴냥이야 그렇다치고 가츠냥이나 콘릴라는 이미 100% 이상이 냥이거나 고릴라거나 했기 때문에 냥이가 (말이든 생각이든) 냥냥거린다는 것을 더 이상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상한 생각을 하는 긴냥에게 무슨 일 있냐는 측은한 표정을 지었고, 그래서 긴냥은 그 냥이들을 뭐 쳐다보듯 흘기다가 마요로 깐죽대다 절절하게 병신취급을 당한 (본인은 자각조차 없는 병신을 따로 지칭하는 말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긴냥은. 예를들어 쌍병신같은? 후.) 남자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방금 선심쓰듯 마요로 똥을 지르고 간 사람답지않게 참 간지나는 뒷모습이었다. 아 쓸데없어 존나 쓸데없어. 쓸데 업이 뭐야 저 쑝가는 뒷모습은. 아무쓸데도 없는데 쓸데없이 드럽게 멋있네. 화창한 가을하늘아래 살의를 마구 유발시키는구나. 쩐다. 괜한 심술보에형용하기 힘든 짜증까지 겹쳐, 긴냥은 발톱을 죄다 세워버렸다. 전신의 털까지 전부 치솟아 마치 싸움이라도 거는 길냥이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냥이 캐릭터는 내가 아니고 넌데 왜 냥이가 된 건 나냐고 너가 아니라. 웃기고 있네. 난 야차 캐릭이란 말이야, 아니면 나무늘보같은 거라던지. 정확히 말해서 무게담당 캐릭이지 결코 개그담당 캐릭터가 아니란 말이야, 아니면 하드보일드라던지. (아니면 나무늘보라던지. <- 어느쪽이냐고 대체 젠장.)

 

 어쨌든 완전 얼토당토않는 꼬투리로 무지하게 성질을 내는 걸 보니 긴냥은 아무래도 화풀이를 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화풀이의 촉으로 선택된것은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고 쨌든 고의로 (=타의로) 냥이 캐릭터화한 마요바보인 것이었다. 그건 전번에 그렇게 달아달라고 손과 손에 지문이 다 닳도록 빌어댔건만 기어코 개무시하고 그가 집어던져 개박살을 내버린 고양이귀 머리띠(검은색, 소(小)자)를 위한 복수심도 약간은 첨가되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때 별거별거 다해줘서 애를 뿅가게 만든 후에 슬쩍 꼬리정도는 달아(=넣어)봐서 어느정도 마음의 평안을 얻기는 얻었었으나 그런 건 긴냥에게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쨌든 저새끼가 오늘따라 괜히 더 멋있잖아! 무네큥이잖아! 거기다 이족보행을 뽐내고 있는거하며! 언제나 아슬아슬한 수위가 자랑인 전체연령가를 단번에 비위좋은 30세이상으로 올려버리고 마는 수간이라도 해버리고 싶잖아! (내가 싫다 이 긴냥아.) 열받은 (대체 이런 지극히 부끄러울정도의 사적인 이유로 열받았다고 하는 삼십세 긴냥이를 어떡하면 좋겠냐만서도) 긴냥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으르렁 울어도 그러나 의외로 마요바보는 자기를 향한 그 자극적인 살기를 느끼지 못했는지 뒤 한번을 돌아보질 않고 그냥 제갈길을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하다못해 뒷통수 머리칼이라도 한 번 쓸어내거나 담배꽁초라도 한 번 땅에 버리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그 걸음속도 그대로 척척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저 씨바랄......

 

 긴냥이는 자신의 솟구친 발톱들의 날카로움에 눈을 번뜩였다. 물론 이런 발톱에 좀 긁히는 거야 조금 따끔하고 말겠지만 서도, 긴냥이가 노리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었다. 애초에 똥발싸한 곳에서(졸랭 인정하기는 싫지만) 탄생한 긴냥이의 발톱이 깨끗할리가 절대 없으니, 한번이라도 긁히면 분명 발톱에 묻어있을 이름모를 바이러스(잘은 모르겠지만 광냥병이라던지 도밝힘증으로 만든다던지 하는?)에 감염될 것이 분명했다. 좋아. 저 지나칠정도로 말끔한 등을 향해 쉬지않고 다려가 사정없이 똥발싸손톱을 세우리라. 한 번으로 끝내줄 줄 알고, 오른발 왼발 그리고 뒷다리의 오른발 왼발까지 한 번씩 골고루 그 등짝에 그리고 멈추지 않고 얼굴에 왼쪽뺨에 오른손등에 왼손바닥에... 키키키키깈깈깈ㄱ. (오타아님.) 아니, 냥냥냐냐냥. (오타아님.) 긴냥은 그렇게 음흉하게 냥냥거리고나서는 (그리고 습관적으로 음흉하게 웃을때의 두손을 입으로 모아 어깨를 흔드는 짓을 했다가 제 주둥이로 똥발싸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헛구역질을 좀 했다.) 어느새 저쪽까지 걸어가버린 (걸음은 또 무쟈게 빠르네! 그래 니 다리 길다,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있기 차암 힘들겠다? 좌식변기를 발명한 건 혹시 너때문이냐 엉??) 마요병신, 아니 이 호칭은 너무 심하잖아, 마요바보의 뒷꽁무늬를 쫓기 시작했다. 뒤에서 가츠냥이 냥냥하고 콘릴라... 는 고릴라 울음이 뭔지 잘 모르므로 뭐라하는지는 잘 몰라도 쨋든 뭐라 외쳐대며 긴냥이를 불러댔으나 긴냥은 그들을 쌍콤하게 냥무시했다. 이보다 더 깔끔한 무시가 없을정도였다. 긴냥의 냥무시에 비교하면 개무시따윈 세상에서 사라져도 상관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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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녀석의 뒷꽁무늬를 첨예하게 쫓고있는데 요녀석은 눈꼽만큼도 눈치를 못채고 있었다. 아까의 살기를 감지못하는 것도 그렇고 이녀석은 역시나 허당...?(미남캐릭터인 척 하는 백치캐릭터라는 소문이 역시나 사실이었단 말인가.) <- 그렇다기보다는 제아무리 백야차라도 야차냥이 되어버린이상 보통 이상의 살기를 내뿜어도 그거야 어딘가의 생선뼈를 향한 살기라고 생각하지 설마 자기를 향한 살기라고는 생각 못한 마요바보가 그 살기를 그냥 흘려버리고 말기 때문이지만 그런 것을 긴냥이 알 리가 없는 것이었다. 긴냥은 조금 빠른 속도로 마요바보를 쫓다가 곧 느릿느릿하게 걷는 둥 마는 둥 하며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바보마요의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긴냥은 눈살, 냥이한테도 눈살이 있다면 말이지만, 을 찌푸리며 아주 잠시 망설였다. 마요바보는 금방이라도 걸음을 멈출 것 같은 기세로 느려졌고, 이대로라면 조금만 눈길을 돌려도 긴냥은 마요바보의 시선에 사로잡힐 것이었다. 망설인 이유는 옆 골목길 모퉁이로 몸을 숨길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바닥을 파는등하여 딴청을 피는 것이 더 효과적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야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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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냥이 무슨 선택을 하든 마요바보는 사실 뒤따라오고 있는 긴냥의 존재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마요바보는 아까부터 큰맘먹고 마요를 선심한 (그것은 마요바보의 마음속에선 거의 공양하는 기분에 가까웠다.) 길냥이가 졸졸 쫓아오고 있다는 것 정도는 눈치채고 있었고 혹시 저 길냥이가 마요를 더 바래서 쫓아오고 있는것인가, 그렇다면 피가되고 살이되는 이 품속의 여벌마요(...)를 좀 나눠줘야하나 말아야하나, 솔직히 말해 싫지만 어떻게해야 쿨가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써 제대로 하는 행동인것일까, 걸으면서 마요바보는 뭐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 

 

 놀랍게도!! 

 -_-

 

 어쨌거나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은 전부 마요바보의 머리속에서 사라졌다. 마요바보가 걸음을 늦추기 시작하다 지금 완전히 멈추게 만든 그것이 마요바보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눈치챈 사람도 있을거고 안그런 사람도 있을건데 이 글은 길냥이가 된 사카타 긴토키가 복수심(?)으로 히지카타 토시로의 뒤를 쫓다가 뭔가에게 무지하게 상냥한 히지카타 토시로의 모습을 발견해 의외의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좀 외로워하며 나에게만 상냥하라구 너따위, 흐흥! 같은 역 츤데레 기분으로 마무리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럴때의 시추에이션은 정해져있지만 그 패턴이라는 게 하나 고르기가 무지하게 어려워 실은 고민을 좀 했지만, 그러다 방금 정했는데, 지금 마요가 발견한 것은 바로 골목 귀퉁이에서 뛰놀다가 자빠진 어린아이가 무릎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실은 마지막까지 박빙승부를 나눈 소재가 바로 1. 낯선 다른 길냥이한테까지 상냥한 히지카타, 2. 길 한복판에 핀 민들레가 밟히지 않도록 뿌리까지 조심히 파서 길모퉁이에 다시 심어주는 히지카타, 3. 무지하게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히지카타, 4. 다친아이를 보호하는 히지카타 이렇게 넷인데 그냥 4번으로 정한데에는 아무 이유가 없으니 더 이상 묻지말자. 어쨌거나 히지, 아니다.

 

 마요바보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년의 상처입은 왼쪽다리의 무릎을 바라보았다. 선명한 피가 빠끔 입을 벌리고 있는 상처속에서 흘러내려 하얀 다리를 더럽히고 있었다. 상처가 꽤 심해서, 저렇게 그냥 두면 아마 그 무릎의 상처는 향후 십년은 사라지지 않을 듯했다. 그러나 다친 아이도 주변에서 같이 놀던 아이도 무릎에서 피가 지나치게 많이 나고 거기다 흐른 피가 주저앉은 소년의 주변에 뚝뚝하고 떨어져 고이기 시작하니 더욱 패닉상태가 되어버렸는지 아무도 무슨 행동을 할 기미를 보이질 않는 것이다. 마요바보는 쯧, 하고 혀를 찼다. 찌푸린 인상 그대로 차는 혀끝으로 퍼지는 담배향이, 평소의 바보마요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리고 그는 그다지 미련없이 스카프를 풀고 다시 걸었는데, 그 걷는 방향이 아까와 같은 방향이 아니라 조금 측면, 모여있는 아이들을 향한 것이 틀림없었는데, 그다지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넓고 긴 스카프를 몇 번 접어 휘휘 돌리는 것에도 몇초 소모하지 않고, 바보마요는 그렇게 걸어갔다.

 

 

 

 

-

 

 

 

 

 

 

 그 뒤의 일은, 모두가 생각한 그대로다.

 그리고 긴냥이는 거리 한복판에 멈춰서서, 그것들을 전부 보고 있었다.

 

 

 

 

 

 

-

 

 

 

 

 

 

 저 씨바랄......

 

 

 

 

 

 

 

-

 

 

 

 

 

 

 히지카타는 벤치에 앉아 한쪽다리에 한쪽다리를 얹어 벤치의 등에 깊게 몸을 기댄채로 담배연기를 내뿜는,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그 자세그대로인 채로 잠시의 휴식을 즐기고 있다가 곧 한쪽입꼬리만을 올리는, 그또한 우리가 무척이나 정답다고 생각하는 익숙한 그의 미소였고, 그는 그렇게 웃은 채로 가만히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빈말로도 귀엽다고는 못할 얼굴이었지만 히지카타는 오히려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고양이가 더 자기랑 잘 어울리는 게 아니냐싶었다. 아까부터 한쪽 모퉁이에서 다가올까말까 망설이는 듯이 머뭇거리다가 뒤돌아갈 듯 등을 보이더니 곧 긴 꼬리를 곡선으로 말며 천천히 다시 다가오는 모습이, 꼭 인간같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 주저하는 모습은 못난 인간들이 남에게 뭔가를 부탁할때 많이하는 짓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히지카타는 그다지 서두르지 않고 고양이가 남은거리를 마저 다가오길 기다렸다. 여기서 히지카타가 초조해하거나 하면 고양이는 그대로 다가오길 포기하고 도망가거나 할 것이었다. 히지카타가 고양이들에 대해 잘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것만은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대체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지도. 아주 조금남기고, 그 고양이가, 또 다가오기를 멈추며, 긴 꼬리를 곡선으로 흔들고 있는 것에 다시 한 번 웃으며, 히지카타는 허리를 들었다. 그리고 앉아있는 벤치에서 조금 더 몸을 빼서 앞으로 허리를 숙였다. 고양이는 망설이다, 먼저 앞의 왼쪽다리 오른다리를 차례대로 그리고 뒤의 왼쪽다리 오른다리를 순서대로, 그러자 히지카타는 가만히, 오른손을 뻗었다.

 

 고양이는 살속에 숨긴 손톱을 여전히, 피부속에 숨긴채로. 

 가만히 히지카타의 품안으로, 자켓의 벌려진 틈 사이로, 앞발을 비집어넣어 히지카타의 목줄기를 탄 맨살위로, 단단한 가죽속의 뼈로

 

 파고드는 고양이를 그냥 그대로, 히지카타는 한 손에 담은 그대로 받아들이며

 

 또 조금 웃는다.

 

 

 " 같이 가고싶은건가? "

 

 

 고양이는 길고 작게 냥하고 속살거렸고, 히지카타는 목덜미가 그래서 조금 간지러웠다. 그래서 속안으로 삭히는 듯한 웃음소리를 냈는데, 히지카타의 웃음소리가 그래서 오히려 고양이의 고롱거리는 소리와 닮아있었고, 고양이는 그대로 얼굴을 히지카타의 목에 다시 파묻었다.

 

 

 " 큰일이군. 온통 남자뿐인 그곳에서 네가 잘 적응할 수가 있을까. "

 

 

 더 이상 여자들이 꺅꺅거리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구, 그러면. 그렇게 중얼이며 벤치에서 일어나 걸어가는, 히지카타의 품안에서, 길냥이는 생각했다, 아니 냥냥했다. 냥냥냥냥냥.

 

 

 

 

(그런 아무래도 상관없는 말, 해봤자잖아.)

 

 

 

 

 

 

 

...냥, 냐냥냐냥.

 

 

 

 

 

(...토시로.)

 

 

 

 

 

 

 

 

 

 

 

 

  - 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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